대리점 운영하던 춘복 씨 “의식 있을 때 기부하고 싶어”

말기암 사망 환자,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센터에 1억 원 기부

임종 한 달 전 가정호스피스 돌봄을 받던 고 박춘복 씨와 아내 강인원 씨 [사진=서울성모병원]
말기암 진단으로 호스피스 병동 생활을 하다 사망한 환자의 유가족이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에 1억 원을 기부했다.

호스피스 돌봄을 받다 사망한 고 박춘복 씨의 아내인 강인원 씨는 지난 17일 병원에 방문, 고인이 생전에 강력하게 원했던 기부를 실천했다.

전자대리점을 운영했던 춘복 씨는 이를 통해 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려는 의지를 늘 밝혀온 것으로 전해진다. 고인의 조카 박모 씨는 “큰아버지, 큰어머니 두 분이 부자도 아니신데, 호스피스 돌봄에 대한 감사함 때문에 평생 아껴 모으신 재산을 기부하셨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서울성모병원에서 폐암 진단을 받은 춘복 씨는 이 병원의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했다. 호흡기내과 병동에서 치료를 받던 중 말기 진단을 받았다.

유가족에 따르면 춘복 씨는 호스피스 병동이 ‘죽으러 가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 입원을 꺼렸지만, 11월 14일 입원 후에는 오히려 호스피스 돌봄에 만족을 표현했다.

퇴원 후에는 가정 호스피스 돌봄을 받았다. 여생을 배우자와 함께 보내고 싶어 하는 춘복 씨를 위해 병원 측은 PCA(자가통증조절장치)를 통한 증상 조절과 가정방문으로 고인이 집에서 아내와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왔다.

지난달 28일에는 호스피스 병동에 세 번째 입원했으며 3월 2일 임종했다. 고인은 사망 전 후원서 서약을 직접 진행했다. 의식이 있을 때 후원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실천한 것. 고인은 재산을 기부할 곳을 못 찾다가, 호스피스 병동에서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를 만난 뒤 호스피스 기부를 결심했다. 호흡곤란 등 고통이 매우 컸음에도 불구하고, 병동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낙천적인 모습을 보여 온 것으로 전해진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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