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갛게 부푼 엄지발가락…혹시 ‘이 병’ 징후?

엄지발가락이 빨갛게 부어오르며 아프다면 통풍을 의심하고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 통풍이라는 이름의 유래다. 자다가 통풍 발작이 나타나면 순간적으로 발가락을 잘라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만큼 고통스럽다. 격한 운동을 한 것도 아닌데 관절, 특히 엄지발가락이 빨갛게 부어오르며 아프다면 통풍을 의심하고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통풍은 몸 안에 쌓인 요산이 관절에 염증을 만드는 병이다. 요산은 필수 아미노산인 퓨린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남는 찌꺼기로, 대부분 땀이나 대소변을 통해 배출된다. 퓨린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과하게 먹거나 콩팥에 이상이 생겨 배출되지 못한 요산은 관절에 들러붙어 염증을 일으킨다.

통풍 초기 단계의 특징은 ‘무증상 고요산혈증’이다. 혈액에 요산 성분이 많지만 뚜렷한 증상은 없다는 뜻인데, 이 때문에 환자가 통풍을 무시하고 지나치기 쉽다. 통증이 없다면 고요산혈증은 심각한 문제가 아니지만, 요산 농도가 높게 유지될수록 ‘급성 통풍관절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급성 통풍관절염’은 가벼운 자극이나 움직임에도 통증이 느껴지고 관절이 붓는 시기인데, 흔히 엄지발가락에 증상이 나타나며 8~12시간 후 통증이 가장 심해진다. 이런 극심한 통증이 지속되는 것을 통풍 발작으로 부르기도 한다.

급성 통풍관절염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통풍 발작이 반복되는 ‘만성 결절 통풍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류마티스내과 정혜민 교수는 “만성 결절 통풍관절염에 걸리면 관절 손상 뿐 아니라 고혈압, 당뇨병, 심뇌혈관질환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며 “1~2주 동안 통증이 있다가 사라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환자가 많은데 증상이 생기면 바로 진단을 받고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풍은 세균성 관절염과 증상이 비슷해 관절액이나 혈액 검사로 진단해야 한다. 현미경으로 바늘 모양의 요산 결정이 확인되면 염증을 조절하는 약물과 요산저하제를 함께 사용한다. 1년에 2회 이상 통풍 발작이 일어나거나 요로결석 등 추가 질환이 있는 경우 의료진 판단에 따라 약물 사용량을 늘릴 수 있다.

생활 습관 개선도 필수다. 약물로 통풍을 치료해도 언제든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과 건강한 식단으로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퓨린이 많이 함유된 곱창 등 고기 내장류나 맥주를 포함한 술을 피해야 한다. 당은 요산 배출을 방해하기 때문에 인공과당이 많이 들어간 음료도 치명적이다. 반면, 저지방 유제품과 채소는 퓨린이 적게 들어있어 통풍 환자에게 좋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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