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노인환자 병원에서 안 받으면?

[김영훈의 참의사 찐병원] 100세 시대의 대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요즘 우리는 100세 시대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구약성서에서 출애굽을 이끈 예언자 모세는 ‘시편 90:10’에서 “우리의 연수(年壽·사람의 수명)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고 말했다. 뒤이어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라고 덧붙였다. 건강하게 산다 해도 80년을 넘기기 어렵고, 그마저도 ‘수고’와 ‘슬픔’뿐이라는 말은 삶의 어려움을 잘 보여 준다.

성경 시대의 초기 인물을 보면 장수한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인류 최초의 남자 아담은) 세스를 낳은 후 800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그가 930세를 향수하고 죽었더라. 세스는 106세에 에노스를 낳았고 에노스를 낳은 후 807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그가 912세를 향수하고 죽었더라. 에노스는 90에 게난을 낳았고 게난을 낳은 후 815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그가 905세를 향수하고 죽었더라.

이 장수의 계보는 죽 이어진다. 최고 기록은 므두셀라(Methuselah)이다. 그는 방주를 만든 노아의 할아버지이며 인류가 작성한 문서에 기록된 사람 중 가장 오래 산 사람이다.

므두셀라는 187세에 라멕을 낳았고 라멕을 낳은 후 782년을 지내며 자녀를 낳았으며 그는 969세를 향수하고 죽었더라.

그의 이름에서 ‘므두셀라 증후군(Methuselah syndrome}’이라는 용어가 생겼다. 장수를 바라는 인간의 심리가 아니라 ‘나이가 들수록 과거를 회상할 때 좋은 기억만 떠올리고, 좋았던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기억 왜곡 현상을 말한다.

므두셀라는 969세를 살면서 세상이 변해 가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요즘 세상은 너무 타락했어, 옛날이 좋았어”라고 한탄하면서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지난날을 그리워했을지도 모른다.

므두셀라 이후 수천 년이 지나 모세가 태어났다. 그는 기원전 13세기 경에 활동한 인물로 추정되며 ‘신명기 33·34장’에 따르면 느보산(山)에서 120세에 사망했다. 그 자신이 ‘강건하면 팔십이라’ 했건만 거기에 40년을 더 살았으니, ‘슈퍼’ 강건한 사내였다. 그렇다면 므두셀라 시대의 사람들이 보통 800~900살을 살았는데 왜 모세 시대에 이르러 100살로 현격히 줄어들었을까?

종교적 추정이 많지만, 의학적·과학적으로 증명하기는 쉽지 않다. 성경에서 인간의 수명은 노아의 홍수 전에는 길었고, 홍수 이후에 급격히 줄어들었다. 홍수 이전의 지구는 탄산가스 농도가 더 높았으며 대기의 수증기층이 홍수 이전 세계를 해로운 우주 방사선에서 보호했는데 홍수로 수증기층이 제거되면서 노화가 촉진되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확실한 증거는 없다.

인류 역사 이후 수명은 훨씬 줄었다가 이제 100세를 향하고 있다. 문제는 향후 100세 시대에 대비한 사회적, 의료적 준비다. 인간의 수명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데, 말만 무성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와 관련한 준비는 아직 미미하다.

100세 시대 대비는 개인과 지역 사회, 정부가 모두 참여해야 한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일본에서는 사회보장제도의 붕괴와 급속히 늘어나는 의료 난민, 가족의 해체와 관련해 의견이 분분하다.

의료 난민은 몸이 아파 병원에 갔지만 입원, 수술, 치료할 수 없어 다시 거주지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을 가리키는데, 이에 대한 대책 중 하나가 ‘재택 의료’이다.

의료 난민은 병원에서 거부당하고 보통 집에서 가족에게 의지하다가 생을 마감한다. 본인도 서글프지만, 가족의 부담과 스트레스는 더욱 크다. 우리나라도–지금 준비하지 않는다면- 2050년이 되면 그러한 현상이 현실에서 벌어지리라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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