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진아, 내 친구도 복수한대” 학폭 피해자 90%, 복수 꿈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78.5%, 학폭 피해자 진료 경험

웹드라마 ‘더 글로리’ 스틸. [사진=넷플릭스 페이스북]
화제의 드라마 ‘더 글로리’의 학교폭력 피해자인 문동은(송혜교 분)처럼 실질적으로 현실의 피해자들 역시 복수를 꿈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피해자들이 복수 계획을 세운 적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학교정신건강의학회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6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17일 발표한 내용이다.

조사에 따르면 전문의의 78.5%가 학폭 피해자를 진료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90.2%는 학폭 가해자에게 복수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피해자를 진료했다고 답했다. 47.1%는 피해자가 구체적인 복수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전문의의 70%는 학폭 피해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환자를 진료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84.6%는 폭력 피해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와 연관이 있다고 답했다. PTSD 진단을 받은 피해자 3명 중 2명은 불안, 우울 등이 동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학폭 피해자들은 불안, 우울뿐 아니라 대인기피, 분노조절장애, 불면증 등을 호소하는 일이 흔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특징을 보였다.

심리적 고통이 신체적으로 표출되는 경향도 확인됐다. 전문의의 44.6%는 학폭 피해자가 ‘신체화 장애’를 보인다고 답했다. 정신적 고통을 말로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어 머리, 배 등이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

피해자들은 치료를 통해 증상이 호전됐지만, 후유증은 수년 간 사라지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피해자의 후유증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지속됐다는 응답은 62.7%였다.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사람에 대한 불신과 배신감 등이 사라지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학회는 피해자들이 제대로 치료 받지 않으면 오랜 시간이 지나도 트라우마를 일으키는 작은 자극만으로 당시의 고통을 다시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내 인성교육 강화, 학교폭력 대처법 교육 등 예방 활동과 교사 및 학교의 대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보았다. 또, 정신건강 전문가의 학교 현장 개입이 가능하도록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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