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 요법, 지긋지긋한 요통 치료에 큰 도움?

핀란드 연구팀 “12주 승마, 수면 질 높이고 우울증 완화도”

승마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예전보다 많이 늘었다. 승마는 허리 통증과 우울증을 누그러뜨리는 데 좋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말 등에 올라타 말의 걸음걸이에 몸을 맡기는 ‘승마 요법’이 만성요통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핀란드 이스턴핀란드대 연구팀은 만성요통 환자들에게 승마 요법을 받게 한 결과 이들의 허리 통증이 줄고, 수면의 질이 좋아지는 등 일상 생활에 좋은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말의 걸음걸이는 평보(보통 걸음, walk), 속보(빠른 걸음, trot), 구보(달리는 걸음, canter), 습보(모둠발로 가장 빨리 달리는 걸음, gallop) 등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평보는 4박자의 자연스러운 걸음걸이다. 통상 1분에 약 110m 걷는다.

연구팀은 몇 년 동안 허리가 아파 고생하는 남녀 22명에게 ‘말 촉진 요법(EFT, Equine-facilitated Therapy)’이라는 승마 요법을 12주 동안 받게 했다. 요통 환자들은 말 등에 올라타고 몸의 움직임을 말의 걸음걸이에 맡겼다. 연구팀은 승마 요법이 요통 환자의 신체 활동, 통증 수준, 통증 수용, 우울증 및 불안, 삶의 질 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그 결과 요통 환자들은 통증 감소와 수면 개선 외에도 팔을 앞으로 뻗고 몸을 구부리기, 장시간 서 있기 등 일상생활 영역에서 훨씬 더 나은 움직임을 보인 걸로 나타났다. 환자들은 운동량을 조금씩 늘리고 사회활동 참여도를 높이면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었다.

6개월의 추적관찰 기간 동안 참가자 가운데 2명만이 통증으로 병원을 방문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후속 인터뷰에서 “승마 요법이 재활에 폭넓은 영향을 미쳤으며 사회적 기능을 개선하고 우울증을 누그러뜨렸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연구의 제1저자인 산나 마틸라-라우티아이넨 박사는 “운동이 척추 통증을 치료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며 히포크라테스는 신체적, 심리적 재활의 한 형태로 승마를 권장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20년 이상 요통 환자의 재활에 승마 요법을 활용한 경험을 갖고 있다.

말의 걸음걸이는 사람의 걸음걸이와 비슷하며 요추 운동에 도움이 된다. 만성통증 환자는 몸이 영향을 받는 부분을 움직일 때 생기는 통증 감각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요통 환자가 말 등에 앉아 있으면 말의 걸음걸이에 따라 몸을 움직여 요추 운동을 제대로 할 수 있다.

이번 승마 요법에선 참가자들이 말 등에 앉아 분당 100회 걷는 것처럼 몸을 움직였다. 핀란드에서는 승마 요법이 2019년부터 국가 사회보험기관의 보조금을 받는 의료재활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 요법은 평소 잘 쓰지 않던 근육과 관절을 사용하게 하고, 온몸 운동으로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신경을 자극해 신체기능 회복에 도움을 준다.

이 연구 결과(The impact on physical performance, pain and psychological wellbeing of chronic low back pain patients during 12-weeks of equine- facilitated therapy intervention)는 국제학술지 ≪수의학 프런티어스(Frontiers in Veterinary Science)≫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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