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이상 말기암, 수술 가능하다고?

부산 온종합병원, 최고령 95세 간암 환자 수술 성공

95세 최고령 암 환자 수술을 집도한 수술팀이 일반병실에서 회복 중인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사진=온종합병원]
부산 온종합병원이 95세 간암 환자와 4기 췌장암 환자에 대한 고난도 수술을 잇달아 성공시켰다.

온종합병원(병원장 김동헌)은 13일 “하이테크서저리(High-tech Surgery)팀이 지난달 10일 올해 95세 간암 환자를 수술했다”면서 “이 환자는 일반 병실에서 별다른 통증 없이 잘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술을 받은 최모 씨(남)는 1928년생으로 국내에서 간 절제술을 받은 환자 중 최고령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복부 불편을 호소하던 최 씨에게선 간 CT 검사와 PET-CT(양전자단층촬영) 검사를 통해 지름 8㎝ 크기의 간암 세포가 발견됐다.

수술팀은 “그가 초고령인 점을 처음엔 우려했으나 심폐 기능이 괜찮은 데다 그대로 내버려 두면 말기 암의 극심한 통증으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것 등을 고려한 끝에 수술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90세가 넘는 초고령 환자의 수술도 예후가 좋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하이테크서저리팀, 4기 췌장암 휘플수술도

이에 앞서 수술팀은 암이 전이되면서 상장간막정맥까지 침범할 것으로 의심되던 제4기 췌장암 환자 수술에도 최근 성공했다.

올해 마흔 정모  씨(여)는 평소 소화 불량, 명치 통증 등을 호소하다 CT와 PET-CT 검사에서 췌장암이 나왔다.

하이테크서저리 팀은 ‘외과수술의 꽃’이라 하는 췌두부십이지장절제술, 이른바 ‘휘플수술’과 간 절제술로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했다. 정 씨는 최신 항암 치료를 추가로 받으면 장기 생존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광민 팀장은 “간문맥과 상장간막정맥 침윤이 의심되는 췌장암 4기 환자는 항암 치료로 암 크기를 먼저 줄여야 수술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면서도 “하지만 실제로 암 크기가 줄어드는 경우는 30∼40%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이마저도 항암 치료 과정에서 일어나는 각종 염증 탓에 암이 주변 조직과 심하게 유착되는 탓에 외과의사들이 개복한 뒤에도 수술을 포기하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췌장암 4기 같은 고난도 암 환자들은 가능한 한 빠른 절제 수술 이후에 항암 치료를 하는 게 치료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아산 등 대학병원 출신 ‘칼잡이’들, 슈퍼히어로 어벤저스팀 꾸려

온종합병원 하이테크서저리팀의 최근 성과는 서울아산병원 주임교수 출신 등 수술 경험 많은 외과 전문의들이 여럿 함께 하고 있어 가능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1000건 이상의 간이식 수술을 집도했던 박광민 팀장을 비롯해 부산백병원 간이식센터 출신 박요한, 양산부산대병원 간이식센터 출신 문기명, 췌담도외과 이상엽 전문의 등이 1년 전부터 손발을 맞춰왔다.

온종합병원 간담췌외과 하이테크서저리팀. 왼쪽부터 이상엽, 문기명, 박광민, 박요한, 노영훈 전문의. [사진=온종합병원]
최근엔 대학교수 출신의 중견 감염내과, 호흡기내과 전문의들까지 보강했다.

온종합병원은 “지난 2020년 3월부터 500여 건 암 수술 중 20여 건의 고난도 암 수술을 성공시켜온 하이테크서저리팀은 올해 생체 간이식 수술로 영역을 더 넓힐 계획”이라 했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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