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BIG5 병원은 어딜까?

부산대병원 동아대병원 이어 해운대백병원 3위로 우뚝...양산부산대병원 울산대병원도 BIG5에

전국에서 지명도 가장 높다는 BIG5를 꼽으라면 단연 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성모병원이다.

여기에 분당서울대병원과 아주대병원, 강남세브란스, 강북삼성병원, 여의도성모병원, 고려대안암병원, 중앙대병원 등이 엎치락 뒤치락하며 뒤를 쫓고 있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부산울산경남권의 BIG5는 어딜까?

부울경에선 부산대병원-동아대병원-해운대백병원-양산부산대병원-울산대병원 순이다. 부산 경남 울산의 대표병원들이 두루 들어있다.

놀랍게도 ‘상급종합병원’도 아닌 해운대백병원(병원장 김성수)이 세번째다. 부울경에서 상급종합(제3차 의료기관)은 부산대병원, 동아대병원, 인제대부산백병원(이상 부산), 양산부산대병원, 경상국립대병원, 삼성창원병원(이상 경남), 울산대병원(울산) 등 7곳 뿐이다.

부울경 TOP20

뉴스위크 The World’s Best Hospitals- South Korea(2019~2023)로 재구성. 각 연도별 순위는 전국 랭킹.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Newsweek) 올해 조사 결과다. 뉴스위크는 매년 세계 병원 순위 ‘The World’s Best Hospitals’를 발표한다. 올해로 5회째. 전세계 28개국 2300개 이상 병원들 순위를 매긴다.

우리나라 병원들도 글로벌 데이터 회사인 스타티스타(Statista)와 함께 132위까지 랭킹을 매겼다. 국내 평가 항목은 △우리나라 의사, 병원 관계자, 보건전문가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54%) △의료성과지표(29%) △환자 만족도 조사(14.5%) △환자 건강상태 자가평가(PROMs) 시행 여부(2.5%) 등.

병원 규모, 즉 총매출액(급여매출+비급여매출+비의료매출 등) 순위와는 다른, 진료의 질적 요소와 전문가 평판을 핵심요소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거기에 의료소비자 환자들이 진료과정에서 직접 겪은, 의사·간호사·병원환경 등에 대한 평가 결과도 반영한 모델이다.

여러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종합예술’이라 할 종합병원을 이런 모델로 그 실체를 완벽히 드러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매출액만으로 순위를 매기는 것보다는 나름 합리적인 접근방식이라 할 수 있다.

낸시 쿠퍼(Nancy Cooper) 뉴스위크 글로벌 편집책임자도 “데이터에 기반해 병원 평판과 성과를 국가간, 병원간 비교해본 것”이라며 “세계 최고 병원은 지속적으로 최고 인력을 유치하고 환자에게 최상의 결과뿐 아니라 가장 중요한 새 치료법과 연구를 제공한다”고 했다.

게다가 국내 병원들은 거기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중환자실·급성질환·암·약제 등에 대한 적정성 평가를 심사에 반영했다. 병원 필수 기능들의 객관적 평가까지 넣었다는 것이다.

심평원은 전국 병원들 대상으로 이들 항목을 1~5등급으로 평가한 결과를 주기적으로 공표한다. 특히 약제(항생제 등)의 경우, 해당 병원이 약을 과도하게 처방하고 있지나 않은지 감시하는 장치. 돈벌이에만 급급한 병원들은 이런 점수들이 좋을 리 없다.

부울경 대표병원들, 대구/경북 충청 호남병원들보다 밀려

그런데, 뉴스위크, 수년째 조사결과를 놓고 보면 주목해볼 만한 대목이 따로 있다.

부울경 대표병원들이라 할 부산대병원(27위)과 동아대병원(28위) 순위가 높지 않다. 오히려 대구/경북(대구가톨릭대병원, 영남대병원, 계명대동산의료원), 충청(충남대병원), 호남(전남대병원) 등에도 밀린다. 수년째 이들에 막혀 국내 TOP20에도 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뉴스위크 The World’s Best Hospitals- South Korea(2023)의 국내 TOP20 병원.

이들 역시 비(非)수도권, 즉 지방에 있다는 한계는 같다. 그에 비하면 부울경 대표병원들 위상은 낯이 부끄러울 정도다.

부산대병원은 한때 19위(21년)까지 올라갔지만 이내 22위, 27위로 계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동아대병원도 24위(21, 22년)를 피크로 30위권 안에서 줄곧 맴돌고 있는 정도.

‘친정’이라 할 부산백병원을 완전히 제친 것으로 보이는 해운대백병원도 한때 21위(19, 21년)까지 올라가며 기염을 토했지만, 최근 29위(22년), 35위(23년)로 하락세다.

양산부산대병원(38위)이나 울산대병원(40위), 부산백병원(47위) 등도 마찬가지. 이들은 경북대병원(29위), 심지어 칠곡경북대병원(30위)보다도 낮다.

의료진 구성부터 자본력, 병원 시설 등에서 밀려야 할 특별한 이유도 없다. 그런데도 전국적 지명도나 전문가 환자 평판 등에서 어떤 이유에선지 ‘평가 절하’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고신대복음병원(56위)은 ‘한국의 슈바이처’ 장기려 박사가 있던, 우리나라 외과 본산 중 하나지만 20년 30위를 정점으로 줄곧 내리막. 지난해엔 상급종합병원 선정에서 탈락하는 아픔까지 겪었다.

원인이야 여러가지 있을 수 있다. 부울경 대학병원 한 교수는 9일 “환자에 대한 서비스 질, 최신 치료법 도입과 이를 환자들에 적극 알리려는 노력, 그리고 명의(名醫)급 의료인력 양성과 영입 등에 소홀히 해온 것이 누적된 결과”로 진단했다.

암이나 심뇌혈관질환, 이식 수술 등이 필요한 중증환자들이 수도권으로 넘어가는 ‘환자 역외유출’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대학병원들마다 경증환자들까지 꽉꽉 들어차 있는 현실에 안주해온 것도 한 이유다.

창원파티마병원 부산성모병원, 국내 TOP100에 안착

반면, 부울경 대학병원들 부진에도 일부 민간병원들은 나름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창원파티마병원(81위)과 부산성모병원(100위)이 국내 TOP100에 들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창원파티마는 부산도 아닌, 창원에 있다는 약점에도 수년째 8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부산성모병원도 올해 처음으로 TOP100에 올라섰다.

또 은성의료재단(이사장 구정회)은 좋은강안병원(102위), 좋은삼선병원(116위), 좋은문화병원(130위), 좋은선린병원(132위, 경북 포항)등 4개 병원이 ‘Best Hospitals’ 순위에 들어있다.

인당의료재단(이사장 정흥태)도 해운대부민병원(109위), 부산부민병원(122위) 등 2개 병원을 랭킹 안에 올렸다. 서울 강서구로 진출한 서울부민병원은 71위에 랭크돼 있다.

순위는 낮지만 부산의료원(104위)은 부울경 공공병원 대표로, 동의병원(111위)은 양·한방 협진 대표병원으로 그나마 자존심을 지켰다. 울산 동강병원(124위)도 울산 터줏대감으로 그 명맥을 유지했다.

한편, 창원한마음병원(한양대 의대 협력), 김해중앙병원(경희대 의대 협력), 봉생기념병원, 대동병원, 메리놀병원 등 부울경에 많이 알려진 일부 병원들은 전국 TOP132 순위에 들어오지 못했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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