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굳은’ 2030, 사망률 74배 수직상승!… 중년보다 더 위험

20·30대부터 '관상동맥 석회화지수(CACS)' 검사·관리해야

젊은 층도 ‘혈관건강’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하는 국내 연구가 나왔다. 20~30대에서 피가 굳기 시작하는 징조인 ‘관상동맥 석회화’ 증상이 나타났다면 사망 위험률이 최대 74배까지 높아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젊은 층도 ‘혈관건강’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하는 국내 연구가 나왔다. 20~30대에서 피가 굳기 시작하는 징조인 ‘관상동맥 석회화’ 증상이 나타났다면 사망 위험률이 중장년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았다.

이는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서울건진센터 강정규 교수, 데이터관리센터 류승호·장유수 교수팀이 평균 연령 41.4세의 국내 성인 16만 821명의 건강 데이터를 2010~2020년 사이 평균 5.6년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다.

관상동맥 석회화지수(CACS)와 심혈관 질환 관련 사망 위험도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45세 미만 청년층에서 중장년보다 극명하게 높게 나타났다.

CACS 고위험군(300점 초과) 청년층의 심혈관 질환 관련 사망 위험도는 무려 74배까지 수직상승했고, 위험군(100점 초과) 역시 최대 22배나 높아졌다. 관상동맥 석회화 증상이 없는 청년 그룹(CACS 0점)과 비교한 결과다.

반면, 중장년층에선 CACS 고위험군의 사망 위험도는 6.41배, 위험군은 8.57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45세 미만 청년층(파란색)과 45세 이상 중장년층(붉은색)의 CACS 위험도(가로축)에 따른 심혈관 질환 관련 사망 위험도(위)와 심혈관 질환 이외 원인의 사망 위험도 비교. 청년층의 CACS 위험도가 높을수록 심혈관 질환 관련 사망 위험도는 일관되게 중장년층보다 크게 높았다. [자료=《EHJ-Cardiovascular Imaging》, ‘Age-stratified effects of coronary artery calcification on cardiovascular and non-cardiovascular mortality in Korean adults’.]
논문은 “청년층의 경우 ‘프래밍험 위험 점수’*에 CACS를 추가하면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도의 예측 정확성이 높아졌다”면서 “반대로 고령층의 CACS는 심혈관 질환 이외의 사망률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가졌다”고 분석했다.

즉, 연령대의 신체 특성에 따른 혈관건강 관리 여부의 영향을 보여준 것이다. 통상 혈관건강이 좋은 편인 청년층에선 관리 소홀로 상태가 악화(CACS 증가)하면 심혈관 질환과 사망 위험도가 크게 높아진다. 반면, 대체로 혈관건강 위험군인 중장년층에선 관리를 잘하면(CACS 감소) 심혈관 질환 관련 위험이 유의미하게 낮아진 것이다.

강정규 교수는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하는 관상동맥 석회화의 동맥경화 진행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 점에서 청년층의 동맥경화는 중장년층의 동맥경화보다 더욱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관상동맥 석회화란?… ‘CACS 검사·생활습관’ 중요

이번 연구 결과를 심사·게재한 ‘유럽심장학회 심혈관영상학회지'(EHJ-Cardiovascular Imaging)는 “젊은 층의 CACS와 심혈관 질환과 관련한 데이터 분석 연구가 앞으로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면서 “생애 초기 생활 습관의 영향을 크게 받는 심혈관 질환의 예방과 치료 전략에서 젊은 층의 CACS 확인은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점에서 강 교수는 일부 선진국처럼 20~30대 때부터 건강검진 등에서 중요 건강지표로 CACS를 측정하고 심혈관 질환 예방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관상동맥 석회화란 심장 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관상동맥)에 석회 덩어리(칼슘과 노폐물의 침착물)가 끼는 증상이다. 동맥경화(중상경화증)와 협심증의 전조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혈관 속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면서 석회 등과 함께 덩어리(동맥경화반)로 커지는데 이를 흔히 ‘피가 굳는다'(중상경화증)고 말한다.

동맥 등 혈관 내 석회화 증상이 심해질수록 동맥경화 증상은 점점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 불안정한 상태의 동맥경화반 덩어리는 혈관을 돌아다니며 작은 충격에도 쉽게 파열할 수 있다. 이 때 생기는 핏덩어리(혈전)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등의 심혈관 질환을 일으킨다. 젊은 층에선 급성 심장마비로 돌연사를 불러올 수 있다.

CT 영상에 나타난 관상동맥 석회화(동그라미 속 하얀색 덩어리) 사례. 이는 혈관 속 콜레스테롤이 칼슘과 노폐물 등과 침착해 덩어리로 커진 증상이다. [자료=《EHJ-Cardiovascular Imaging》]
CT(컴퓨터단층촬영)을 통해 측정하는 관상동맥의 석회화 정도(CACS)는 심혈관 질환의 예후와 발생률을 예측하는 건강지표로 널리 활용한다.

CACS가 0일 때는 10년 안에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도가 1% 미만으로 위험도가 매우 낮은 상태다. 이후 △1~100점 미만까진 4% 미만의 저위험 △100점 초과~300점까진 5~10% 내외의 중간 단계 위험 △ 300점 초과 땐 15% 내외의 ‘위험’ 상태 △400점을 넘어설 경우 24% 이상의 ‘매우 위험’ 상태다.

따라서 CACS가 0점 이상으로 나타난다면 점수와 연령대에 상관 없이 일단 의료진을 찾아 심혈관 질환 정밀 평가를 받고 예방 약물 치료와 생활습관 관리 등을 시작해야 한다.

관상동맥 석회화 예방에는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 금연과 금주 등의 적극적인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이를 통해 고혈압, 비만·과체중,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의 심혈관 질환 위험요인 문제를 해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관련기사=혈당 ‘조금만’ 높아도 혈관 ‘굳기’ 시작한다(https://kormedi.com/1550133/)]

드물게는 규칙적으로 운동하거나 운동량이 많은 일부에서 CACS가 높게 나타나는 경향도 있다. 이 경우 건강상의 문제가 그다지 심각하지 않을 수 있음에도 지표상 심혈관 질환 위험군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럼에도 운동의 건강효과는 유효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걱정하지 말고 의료진을 찾아 상담하는 게 좋다. [관련기사=열심히 운동한 당신, ‘심장 건강’ 나빠졌다?(https://kormedi.com/1535183/)]

*프래밍험 위험 점수란 향후 10년 안에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도를 예측하는 도구다. 성별, 나이, 콜레스테롤 지수, 혈압, 당뇨병, 흡연 유무 등에 기반해 계산한다. 미국인을 대상으로 개발된 탓에 한국인에 대한 예측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 연구는 2010~2020년 사이 강북삼성병원 건강건진센터에서 관상동맥 CT(컴퓨터단층영상) 촬영을 한 사례자 데이터를 추적 분석한 결과로 2020년 이후 국내에서 접종한 코로나19 백신의 영향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알립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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