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걸려도…음악은 어떻게 기억을 되살릴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치매 환자들은 많은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종종 일부 환자들은 과거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가 들리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따라 부르기도 한다. 과연 음악은 우리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치매 환자에게도 생생한 기억을 떠올리게 도와주는 음악의 능력은 뇌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면서 “음악은 심지어 맛이나 냄새보다 과거의 기억을 촉발시키는 능력이 더 강하다고도 한다.”고 전했다.

음악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공부하는 연구원들에 따르면 음악은 치매 이외에 불안, 스트레스, 우울증, 학습 장애 및 만성 통증, 암 그리고 파킨슨 병의 치료 개선의 잠재력까지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주리 과학기술대학교의 심리학과 조교수이자 음악 인지 및 미학 연구소의 연구원인의 에이미 밸피는 “음악은 뇌의 다양한 부분을 활성화시킨다”고 말한다. 그는 음악이 도파민과 같이 우리 몸에 이로운 호로몬의 분비를 촉진하며 몸에 해로운 호로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는 감소시킨다는 증거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전문가들은 음악은 치매를 겪고 있는 환자들에게 진정제와 같은 역할을 해 치매 환자가 따로 요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생활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고 말한다.

토론토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프랭크 루소는 음악을 치매를 겪고 있는 환자들에게 진정제와 같은 역할을 해 치매 환자가 따로 요양원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생활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공지능(AI)가 환자 맞춤형으로 노래를 제공해 치매로 인해 일어나는 불안감 등을 최소화 해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루소 교수는 “치매 환자를 요양하는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점은 환자들이 불안감이나 민감함을 표현하는 경우”라고 말한다. “치매를 걸리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치매가 악화하면 요양원에서 진정제를 약물 형태로 투여 받으며 삶을 보낸다”고 아쉬워한다. 루소 박사는 만일 음악이 진정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된다면 치매 치료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믿는다.

음악이 뇌에 끼치는 영향을 자세히 이해하려면 먼저 ‘암묵적 기억’과 ‘명시적 기억’의 차이를 이해해야한다. 암묵적 기억의 예로는 오랜 연습을 통해 키보드로 입력을 빠르게 하는 사람들을 보면 키보드에 특정 문자가 어디에 있는지 의식해서 기억하지 않는다.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불러와지는 기억을 ‘암묵적 기억’이라고 말한다.

반면에 ‘명시적 기억’은 의식 속에서 생각할 수 있는 기억이다. 이 중 에피소드 기억 (episodic memory)는 내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다 에 대한 기억이다. 1년 전 생일 날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기억이다. 에피소드 기억은 치매에 걸렸을 때 가장 먼저 피해가 가는 해마 부위에서 비롯된다.

루소 교수에 의하면 치매 환자가 노래의 가사를 기억하거나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이유는 이러한 능력은 뇌의 해마에서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음악을 듣고 특정 시간대를 기억하며 추억하는 것은 비록 ‘에피소드 기억’에서 비롯되지만 노래의 가사를 기억해 부르고 악기를 연주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암묵적 기억’에서 비롯된다는 뜻이다.

음악은 놀랍게도 ‘에피소드 기억’을 가능하게 해주는 해마가 손상이 되어도 기억하고 싶어하는 것이 최소 2년이 넘은 기억이라면 건강한 뇌와 큰 차이가 없이 특정 시간을 추억하고 기억하게 해줬다고 말한다.

보스턴 대학의 신경학 교수인 버드슨은 “최소 2년이 넘은 기억은 ‘강화’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렇게 ‘강화’가 된 기억은 해마가 파괴되었어도 뇌에 남아 있어 특정 자극이 있으면 기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음악은 반복적으로 듣는 경우가 많으며 특정 음악에 대한 기억이 다양하게 ‘강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음악을 통해 “강화된 기억을 불러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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