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잃은 가족, 마지막 얼굴 볼 수 있다 (연구)

도쿄대 연구팀 “방부처리, 개구부 면봉밀폐 도움"

코로나로 사랑하는 가족을 황망히 떠나보낸 사람들이 참 많다. 일본 도쿄대 연구팀이 코로나로 숨진 고인의 감염 확산을 막는 대책을 내놓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로 숨진 고인의 시신을 방부 처리하거나 눈·코·입 부위(개구부)를 면봉으로 밀폐하면 감염 확산을 막고 가족들이 고인에게 마지막 작별인사를 안전하고 정중하게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도쿄대 의대 연구팀은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죽은 햄스터를 대상으로 코로나 감염 위험과 감염 확산 방지 방법을 연구했다. 그 결과 코로나 감염 후 사망한 햄스터의 바이러스 역가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햄스터 사체를 위생적으로 방부 처리하거나 개구부를 면봉으로 막는 일본식 엔젤케어(돌봄 서비스)로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걸로 드러났다.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이후 세계 각국의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감염 후 숨진 사랑하는 가족을 장례조차 제대로 치르지 못한 채 안타깝게 떠나보내야 했다. 대부분 국가에서는 고인의 시신과 접촉하는 것 자체를 막았고 이는 장례 및 화장 관행에도 나쁜 영향을 미쳤다. 숱한 사람들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코로나 감염으로 숨진 사람에게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보고는 있었으나 바이러스가 고인의 몸에서 나와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았다. 일본에선 간호사가 죽은 사람의 몸 피부를 닦고 면도를 하거나 화학물질을 바르는 사후관리 또는 엔젤케어를 수행한다. 또 고인의 체액이 새나오는 걸 막기 위해 개구부를 면봉으로 막는다. 미국, 캐나다 등에선 시신이 부패하지 않도록 방부 처리한다. 방부 처리는 최근 일본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연구팀은 코로나 감염 후 숨진 햄스터를 방부 처리(7% 포름알데히드, 4% 글루타르알데히드) 또는 엔젤케어로 처리했다. 건강한 햄스터는 숨진 햄스터의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바이러스는 특히 햄스터의 폐, 비갑개(코의 선반을 이루는 뼈)에서 많이 발견됐다. 엔젤케어는 시신에서 가스가 새거나 체액이 새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로 감염을 효과적으로 예방했다. 방부 처리는 비슷한 감염 예방 효과를 보였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카와오카 요시히로 교수(바이러스학)는 “감염성 바이러스는 분해 과정에서 생기는 사후 가스 또는 사체의 사후 변화를 통해 감염될 수 있으나, 방부 처리나 엔젤케어로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적절한 예방조치 및 지침으로 최소한 가족이 영영 떠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제대로 한 번 볼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SARS-CoV-2 Transmission from Virus-Infected Dead Hamsters)는 국제학술지 ≪엠스피어(mSphere)≫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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