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여자보다 남자 항문이 더 가려운 것은…

"운동이나 육체노동으로 땀 많이 흘리거나 술, 담배, 비만 등과 관련 커"

항문이 가려운 남자가 엉덩이를 긁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사무직 직장인 중년 남성 A씨(46)는 요즘 기온이 따뜻해지자 항문이 자주 가렵다. 일할 때도, 모임 자리에서도 시간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가려워 미칠 지경이다.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서 일하는데 잠깐 나타나는 현상이라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다. 아무리 긁어도 며칠째 가려움이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이전엔 없었던 항문 통증까지 생겨 난감하다.

이처럼 가려움 때문에 불쾌한 느낌을 주는 증상, ‘소양증’은 눈꺼풀, 귓구멍, 콧구멍, 항문 등에 잘 생긴다. 보통은 특정 연령대나 성별 구분 없이 나타난다.

그중 항문소양증은 전세계 인구 약 45%가 한번쯤 겪어보는 매우 흔한 증상이다. 비만인 경우나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 꽉 끼는 속옷이나 바지를 자주 입는 경우에 더 많이 생긴다.

항문소양증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흔하게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부산 대동병원 대장항문센터 조호영 과장(외과)은 “항문소양증 원인이 워낙 광범위하고 주관적인 증상이라 특정하기는 어렵다”면서 “남성이 운동이나 육체노동으로 땀을 많이 흘리거나 술, 담배, 비만 등과 여성보다 더 관련이 있어 그런 것 같다”고 했다.

기온이 따뜻해지는 봄부터 시작해 여름에 더 심해진다. 땀을 많이 흘리는 것과 관련이 큰 때문이다. 조 과장은 “덥고 습한 여름철에 증상이 악화되거나 소양증을 자주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다. 항문이나 항문 주위에 비누나 세정제를 과도하게 사용할 때 생긴다. 항문 주위를 위생적으로 잘 관리하지 않는 등 생활습관과도 관련이 크다. 치핵 치열 치루 변금실 만성설사 건선 아토피피부염 등 질환이 있거나, 기생충 박테리아 등의 감염이 있는 경우에는 소양증이 더 심해진다.

항문소양증 원인 다양…주변 질환이나 감염 있으면 더 심해

항문이라는 이유로 부끄러워 참다 보면 항문을 자주 긁게 되고, 이로 인해 피부에 상처가 발생해 다시 더 심한 가려움증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조 과장은 “이런 악순환이 장기간 진행되면 2차적으로 염증이나 통증으로 이어져 후유증으로 인한 수술까지 받을 수 있으므로 증상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진단을 위해서는 환자가 증상을 느끼기 시작한 시기와 복용 약물, 가려움증 유발 음식물, 위생습관, 배변습관. 알레르기, 기타 질환이 있는지 등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먼저 육안으로 항문 주변을 관찰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직장수지검사나 균배양검사 등이 필요할 수도 있다.

병원에선 항문 가려움증을 느끼는 1차적 원인을 찾아 생활 습관을 개선하게 하거나 원인 질환 또는 감염을 치료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가려움이 심하고 통증까지 동반되는 경우에는 국소 스테로이드 또는 항히스타민제 등을 사용하게 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항문 주위를 청결하고 건조한 상태로 유지하는 게 최선. 특히 배변 후에는 항문 주위를 깨끗하게 닦도록 한다. 가능한 한 항문 쪽에는 세정제나 보습제 사용은 삼가며, 비데 사용 시 수압을 최소화하고 온수를 사용해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는 게 좋다.또 샤워 후에는 자연 건조나 드라이기를 이용해 주변이 습하지 않게 만든 후에 속옷을 입도록 한다. 설사나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올바른 배변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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