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O)다리 엑스(X)다리, 언제 수술하는 게 좋을까

성장판 부분 유합술, 교정 효과는 좋지만 수술 이후 재발이나 과교정 위험 있어

의사가 어린이 한자의 휜 다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길고 늘씬한 다리는 여자들만의 바람이 아니다. 요즘엔 남자들도 그렇다. 그런데 만일 무릎이 옆으로 벌어진 오(O)자 다리나 안쪽으로 쏠린 엑스(X)자 다리를 가졌다면?

어른들도 그렇겠지만, 사춘기 아이들이라면 자칫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열등감에 휩싸이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부모들 역시 “혹시 그것 때문에 성장에 나쁜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염려하기도 한다.

엑스(X)다리, 오(O)다리. [사진=해운대백병원]
이럴 때 ‘성장판 부분 유합술’이 등장한다. 무릎 부위 성장판에 나사못을 직접 삽입하거나 성장판 위 아래 부분을 금속판으로 고정하여 성장판 기능을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것. 휜 다리 변형을 교정하는 대표적인 수술법의 하나다.

예를 들어 다리가 오(O)자, 즉 내반슬인 경우는 성장판의 바깥쪽에 금속을 심어 바깥쪽 성장을 억제한다. 그러면 바깥쪽보다 안쪽이 더 빨리 자라게 된다. 반대로 엑스(X)자, 즉 외반슬인 경우엔 성장판 안쪽에 나사못이나 금속판을 넣는다.

교정이 완료될 때까지 아이 성장 속도에 따라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린다. 그 후엔 심어 놓은 나사못과 금속판을 제거하게 되는데, 문제는 그 후에도 재발하거나 과(過)교정이 일어나기 쉽다는 것.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박병규 교수(정형외과)는 6일 “수술 후 53%에서는 교정 효과가 유지됐지만, 나머지(47%)에서는 교정 후에도 다리 모양이 이전으로 돌아가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특히 나사못 수술에선 나사못을 제거해도 허벅지뼈(대퇴골)에서 교정 흐름이 계속되며 과교정되는 경우도 생겨났다. 금속판을 사용했을 때도 그랬다. 허벅지뼈에서 변형이 재발돼 수술 효과가 사라져버리는 것.

박 교수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박건보 교수(소아정형외과)와 함께 나사못 수술(36례)과 금속판 수술(37례)을 외반슬에 받은 어린이 환자들에게 나타난 흐름을 분석한 결과다. 이 분야 국제 학술지(BMC Musculoskeletal Disorders, 2022년 12월호)에 발표하기도 했다.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박병규 교수(정형외과 .사진 왼쪽)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박건보 교수(소아정형외과). [사진=해운대백병원]
그는 “소아 환자의 휜 다리 치료를 위한 ‘성장판 부분 유합술’은 상처가 작고 교정 과정에서도 일상 생활에 불편함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성장기가 진행되면서 수술 후 결과가 유동적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환자가 성장기 도중인지, 마무리 단계인지에 따라 교정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수술을 받았던 환자들 역시 평균 나이는 11.2세였다.

성장기 그치는 시기에 금속 제거하는 타이밍 중요

박 교수는 이에 대해 “성장 중인 소아에서 휜 다리 교정술을 시행할 때는 가능한 한 성장이 마무리되었을 때에 맞춰 금속을 제거하느냐가 핵심”이라며 “아이들마다 성장 시기의 차이가 크고, 또 의사들 사이에서도 금속을 제거하는 시기에 대해 이견이 존재하는 상황”이라 덧붙였다.

결국 수술을 시작할 나이부터 성장기가 언제 끝나는 지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예측이 수술 이후 결과에 중요한 갈림길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도 “성장이 많이 남은 상태에서 금속을 제거해야 할 경우, 수술 부위의 해부학적 특징과 사용한 기구를 고려하여 성장 완료까지 교정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제거 시기를 신중히 결정할 것”을 권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허벅지뼈와 달리 무릎 아래 정강이뼈(경골)는 나사못과 금속판에 상관없이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 박 교수는 “정강이뼈의 경우 금속 제거 시점에서 성장 완료까지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았고 비교적 교정이 잘 유지됐다”고 했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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