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기기 오래 보는 아이들, 자살 행동 위험 더 높아 (연구)

영상기기를 오래 사용하는 아이들일수록 자살 행동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스마트폰, 태블릿 등 영상기기를 오래 사용하는 아이들일수록 자살 행동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서도 어린이들의 동영상 시청 시간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 이번 결과에 큰 관심이 쏠린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소아과 조교수 제이슨 나가타 박사팀은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뇌 발달에 관한 장기연구, 청소년 뇌인지발달(ABCD; Adolescent Brain Cognitive Development) 연구 데이터를 이용해 영상기기 사용 시간이 어린이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진은 9~11세 어린이 1만 1633명을 대상으로 영상기기 사용 시간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2년 동안 추적하고, 여섯 가지 영상기기 사용 시간과 자살 행동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영상기기 사용 시간이 한 시간 늘어날 때마다 2년 후 자살 행동을 보고할 가능성은 9% 높아졌다.

나가타 박사는 “영상기기 사용은 사회적 고립, 사이버폭력, 수면 장애로 이어져 정신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영상기기에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 사람을 만나고, 운동을 하고, 잠을 자는 시간이 대체된다”고 말했다.

연구 공동저자인 캐나다 토론토대 카일 T. 갠슨 박사는 “이번 연구는 대체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수행되었지만, 팬데믹 기간 동안 청소년의 정신 건강이 악화되었기 때문에 이 결과가 특히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연구진은 청소년의 영상기기 사용 시간이 팬데믹 초기 하루 약 8시간으로 두 배 증가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를 ‘JAMA 소아과학(JAMA Pediatrics)’ 저널에 발표했다.

나가타 박사는 영상기기 사용은 교육 및 사회화와 같은 중요한 이점이 있지만, 부모들은 아이들과 영상 사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영상기기 사용에 대해 올바른 롤모델을 보여주는 등 과도한 영상기기 사용 시간으로 인한 부정적인 정신 건강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예방의학(Preventive Medicine)’에 게재됐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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