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탈모 치료비’ 지원 지자체, 어디?

'최초 조례' 서울 성동구, 3월부터... '최초 지원'은 충남 보령시

최근 청년층의 탈모 치료비를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조기 탈모가 20~30대의 스트레스를 가중하는 사회 문제라는 이유에서지만, 지원 정당성을 놓곤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청년층의 탈모 치료비를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조기 탈모가 20~30대의 스트레스를 가중하는 사회 문제라는 이유에서지만, 지원 정당성을 놓곤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성동구는 오는 3월부터 만 39세 이하 구민에게 연간 20만 원까지 탈모 치료비를 지원한다. 경구용 약제비를 기준으로 1인당 구매금액의 50% 한도다.

지원 대상은 주민등록상 성동구에 3개월 이상 거주 중인 구민이다. 오는 3월 2일부터 지원 신청을 받아 대상 여부를 확인해 매월 15일경 개인 계좌로 지원치료비를 입금할 예정이다.

신청은 탈모 치료제를 처방받아 자비로 먼저 약을 구입한 후 △병명 코드가 기재된 진단서나 소견서 △처방전 △약제비 계산서와 △영수증을 성동구 홈페이지에서 제출하면 된다.

성동구는 “청년 탈모는 취업 등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는 시기에 개인의 자존감 하락으로 이어져 심리적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청년 등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성동구·보령시가 앞장… 서울·대구도 조례 제정 수순

성동구는 지난해 5월 전국 최초로 청년 탈모 치료비를 지원하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이를 따라 청년 탈모 치료비 지원을 정책으로 내놓는 다른 지차체들도 늘고 있다.

실제 전국 최초로 지원을 시작한 지자체는 충남 보령시다. 올해부터 만 49세 이하의 시민에게 탈모 치료비 지원을 시작했다.

최근엔 대구와 서울 등 대형 지자체의 시의회에서도 청년 탈모 지원 조례안이 발의됐다.

대구시의회에선 지난해 12월 탈모 청년 지원 조례안이 통과했고, 서울시의회에선 지난 24일 더불어민주당 이소라 시의원이 ‘서울특별시 청년 탈모 치료 지원 조례안’을 대표발의해 다음 달 10일까지 상임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친다. 두 조례는 모두 경구용 치료제 구매비 일부를 지원하는 바우처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 시의원은 “탈모인 중에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청년들은 주거비, 생활비로 고통받고 있는데 치료비까지 부담이 가중하고 있다”며 “후천적 탈모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이 많은 만큼 일상과 맞닿아 있는 정책을 통해 청년들이 위로받고 재정적·심리적 부담을 덜길 바란다”고 발의안을 설명했다.

다만, 오세훈 시장은 “어떤 형태로든 지원을 고민해보면 좋지만, 문제는 늘 그렇듯이 형평성”이라며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해당 발의안이 입법 예고 상태였던 지난 22일 당시 서울시의회 본회의에 출석해 내놓은 발언이다.

오 시장은 이어 “청년 탈모는 노년과 달리 하나의 질병으로 분류가 가능하기에 어떤 형태로든 지원하는 것도 한번 고민해봄직 하다”면서도 “청년탈모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여드름, 라식 등 다른 질병과 비교·교량해 무엇이 더 시급하고 필요한 지원인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모 환자의 ‘60%’가 청년… 천차만별 약제비에 형평성 논란도

20~30대 청년층이 흔히 겪는 (선천·후천성) 조기 탈모는 직장과 취업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조기 탈모 스트레스가 다시 청년층의 사회적 스트레스를 가중하는 악순환을 낳는단 지적도 있다.

실제 최근 청년 탈모 환자는 빠르게 증가하며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탈모 환자는 2018년 22만 4688명에서 2021년 24만 2960명으로 3년 새 8.1% 늘었다. 이 중 39세 이하는 12만 8922명으로 53%를 차지한다.

경구용 탈모 치료제는 처방 여부와 성분 종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란 점에서도 지원 형평성 논란도 나온다. 월 5000원 선에서 10만~15만 원 선까지 가격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대체로 비급여 처방약은 월 2만~5만 원 선, 비처방약인 일반의약품은 2만~10만 원 내외까지도 가능하다.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인 피나스테리그 계열의 오리지널 약인 프로페시아는 5만~6만 원대인 데 반해 복제약인 모나드, 맥스페시아, 피나온, 핀세시아 등은 1만~4만 원 선까지 다양하다. 이보다 저렴한 처방약인 두타스테리드 계열(오리지널 약 ‘아보다트’, 복제약 종류엔 다모다트, 아다모, 모모다트 등)은 1만~3만원대다.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계열은 남성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주는 남성형 탈모 치료제로 1개월 이상 복용해야 하며 임신했거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가임기 여성은 취급을 주의해야 한다. 복약을 중지하면 모발과 호르몬 분비 상태가 12개월에 걸쳐 복용 이전으로 회복한다.

일반의약품인 미녹시딜 계열의 바르는 탈모약(마이녹실, 로게인 등)은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매가 가능하지만, 가격은 2만 원대에서 10만 원 이상까지 천차만별이다.

서울 성동구가 게시한 청년 탈모 치료비 지원사업 홍보 포스터. [자료=성동구청]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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