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환자, 생존에 유리한 이유

편두통성 뇌 따로 있다...뇌 활동 과잉 유발

상황을 빠르게 감지하는 뇌를 갖고 있다면 생존에 유리하지만 편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 [사진=BongkarnThanyakij/게티이미지뱅크]
두통은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경험하기 때문에 병으로 인식하기 어렵다. 하지만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수준의 편두통은 치료가 필요하다.

편두통은 한쪽 머리가 아픈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잘못된 정의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미지 교수는 “원인 없이 두통이 생기는 질환을 ‘일차 두통 질환’이라고 하는데, 이 중 가장 중요한 질환이 편두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심한 두통이 한나절 이상 지속되고, 4~72시간 안에 좋아지는 경험을 5번 이상 했다면 편두통일 가능성이 높다””며 “심장이 뛰는 듯한 박동성 통증이 특징적이며, 찌르거나 조이거나 욱신거리는 증상도 흔하다”고 설명했다.

속이 울렁거리거나 토를 하거나 빛 또는 소리에 민감해질 수도 있다. 움직이면 머리가 흔들리는 것처럼 느껴져 누워 있어야 좋아지기도 한다.

인구의 10~15%는 편두통을 유발하는 뇌를 갖고 있다. 이 교수는 “환경과 신체 변화에 민감한 ‘편두통성 뇌’가 따로 있다”며 “일반적인 뇌보다 활동성이 높아, 뇌가 쉬지 않고 생존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한다. 외부환경과 신체 내부를 감시하면서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고 반응한다”고 말했다.

본인이 의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날씨·계절·기온·습도 등의 변화, 불빛, 소리, 냄새, 스트레스 상황, 불규칙한 식사·수면 등을 빠르게 감지하는 뇌 활동이 일어난다는 것. 한 마디로 생존에 유리한 체질이다.

하지만 모든 신호를 놓치지 않고 감지하고 반응하기 때문에 뇌 활동이 과잉 상태에 이른다. 뇌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연쇄적으로 뇌막 혈관과 신경들이 복합적으로 활성화돼 두통이 발생한다.

편두통이 시작되기 전에는 전구증상(병이 발생하기 직전 증상)이 나타난다. 피로감, 무기력, 집중력 저하, 목덜미 뻣뻣함, 식욕 변화, 예민한 감정이 발생한 뒤 2~48시간 내 편두통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전구증상 후에는 편두통 조짐을 보이게 된다. 편두통 직전이나 시작과 동시에 시야 일부가 흐려지거나 일렁거리는 ‘시각 조짐’, 입술과 손끝 감각이 무뎌지거나 저리는 ‘감각 조짐’ 등이다.

편두통 치료는 급성기치료와 예방치료를 한다. 급성기치료는 두통 및 동반 증상을 멈추거나 완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가벼운 편두통은 일반진통제, 중등도 이상은 트립탄계나 디탄계 약물 치료를 한다. 전자약(의료기기)으로 신경 조절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단, 급성기치료를 월 10회 이상 받으면 만성 편두통, 약물과용 두통 등으로 변형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두통 빈도가 너무 잦거나 심하면 항우울제, 항뇌전증약, 베타차단제, 칼슘통로차단제 등으로 예방치료를 병행한다. 수개월 이상 먹으면 치료 효과가 나타난다.

만성 편두통은 보톡스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편두통을 유발하는 근육, 신경 부위에 보톡스를 주사하면 통증 전달 물질이 차단된다. 두통이 만성화되면 치료하기 어려워지니, 재빨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항CGRP 항체 주사가 개발돼, 난치성 편두통을 치료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생활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이 교수는 “수면, 기상, 식사, 운동 등이 좋은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카페인, 강한 시각 자극 등 뇌의 과활성을 유발하는 상황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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