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가스 오남용하면 못 걷게 될 수도”

영국 의료진 의료지침까지 마련, 네덜란드는 1월부터 흡입 불법화

아산화질소 N2O는 16~24세 영국 청소년이 가장 흔히 사용하는 약물 중 하나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들이마시면 기분이 좋아져 웃음을 유발해 ‘웃음가스’로 불리는 아산화질소를 너무 많이 들이키면 척추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최근 영국 청소년 사이에서 아산화질소 오남용이 심각해 영국 의료계가 특별 의료지침을 마련했다. 영국의 BBC가 2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금속 용기에 담겨 판매되는 아산화질소 N2O는 16~24세 영국 청소년이 가장 흔히 사용하는 약물 중 하나다. 아산화질소는 질산암모늄을 열 분해할 때 생기는 무색투명한 기체로 마취성이 있어 외과수술시 전신마취에 사용하며 흡입하면 불안감과 통증을 덜어줘 치료보조제로 쓰이기도 한다.

영국 런던 동부 병원은 거의 매주 아산화질소를 과다 흡입해 병원에 실려오는 청소년 환자를 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걷지 못하거나 넘어지거나 발과 손이 저리거나 감각을 잃는 등 신경 관련 증상을 호소한다. 일부는 신경과 관련된 방광과 장에 문제가 생기거나 요실금이 발생하기도 한다.

런던퀸메리대 알라스테어 노이스 교수(신경과)는 “대부분 10대와 20대의 평범한 젊은이들이며 지난 12개월간  그 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가능한 한 빨리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한다”고 말했다.

아산회질소는 비타민 B12의 대사를 방해하여 신경계를 손상시킬 수 있다. 주로 척추 뒤쪽에 있는 신경 보호망을 손상시킨다. 주사를 통해 비타민 B12 결핍을 신속하게 교정하면 영구적인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영국 신경과전문의협회(ABN)가 제시한 의료지침은 의사에게 주의해야 할 사항과 치료 방법을 경고한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산화질소는 뇌와 신체의 반응을 느리게 한다. 너무 많이 사용하면 기절하거나 의식을 잃거나 질식할 수 있다. 만성적인 과다 사용은 신경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차갑고 고압인 가스로 인해 목과 폐를 손상시키고 호흡을 멈추거나 심장을 느리게 할 수 있으므로 용기에서 직접 흡입하는 것은 특히 위험하다. 또한 수명은 짧지만 강렬한 편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잉글랜드와 웨일스 정부는 건강 문제로 인해 사용 및 판매 금지를 고려하고 있다. 1월에는 네덜란드가 세계 최초로 아산화질소 사용을 불법화했다. 다만 의료목적, 마취제, 식품 산업에서 휘핑크림을 만들 때 추진제 등으로 사용하는 경우에 대해서만 사용을 허가했다.

ABN의 톰 워너 회장은 “아산화질소를 오락용으로 사용하면 상당한 위험을 수반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새 임상진료지침은 아산화질소 흡입으로 응급실에 내원하는 사람의 진단과 치료는 물론 장기적인 신경장애를 예방하게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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