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서 ‘당뇨’ 잡아내?…”정기 검진 필요한 이유”

다양한 질병 감지

눈을 보면 건강도 알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눈은 ‘영혼의 창’이자 ‘건강의 창’이다. 정기적인 시력검사는 단순히 시력을 측정하고 교정하기 위해서만 받는 게 아니다. 눈 뒤에는 혈관과 시신경을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는 망막이 있다.

눈을 잘 살피면 당뇨병 등 각종 온몸병(전신질환)을 콕 집어낼 수 있다. 영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뉴스투데이’가 ‘눈이 드러내는 신체의 비밀’을 알아봤다.

영국 리버풀대 병원(NHS 트러스트) 세인트폴 안과 하가르 이브라힘 박사는 “안약으로 동공을 확대해 눈 검사를 하면 뇌와 망막 및 망막 혈관에 연결돼 있는 시신경을 완전하고 뚜렷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눈 검사만으로 눈 자체의 병은 물론 온몸의 병을 발견할 수 있다. 근시, 원시, 난시 등은 물론 녹내장, 백내장, 노인성 황반변성을 감지할 수 있다. 조직 생체검사 등 번거로운 검사를 하지 않고 망막과 시신경만 관찰해도 고혈압·당뇨병·갑상샘질환·알츠하이머병·다발성경화증(MS) 등 신경퇴행성 질환까지 찾아낼 수 있다. 중년 이후 나이가 들수록 2년마다 한 번씩 눈 검사를 꼭 받아야 하는 이유다.

안구 염증, 온몸병 첫 징후 가능성에 관심 쏟아야

특히 안구 염증은 온몸병의 첫 징후가 될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병원을 찾았다면 혈액 등 각종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담당 의사에게는 자신의 병력을 자세히 설명하는 게 좋다. 망막 혈관에 변화가 생겼다면 당뇨병, 고혈압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오스틴 레티나헬스 필립 스토리 박사(망막 전문의)는 “진물이나 출혈 등 망막 검사에서 흔히 나타나는 이상 증상과 질병 빈도를 고려할 때 당뇨병이 가장 일반적으로 진단되는 병”이라고 말했다. 당뇨병은 혈당검사로 확진된다.

미국안과학회에 따르면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당뇨병을 공식 진단받기 전에도 눈 검사에서 발견되기 일쑤다. 적절한 약물 치료, 설탕 섭취 제한,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으로 당뇨병성 망막병증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이 병은 자칫 악화할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다.

고혈압, 당뇨 없는 성인 10%서 발견…다발성경화증 환자 20%, 시신경염

연구 결과를 보면 고혈압은 당뇨병이 없는 성인 가운데 약 10%의 눈에서 발견된다. 망막의 세동맥이 좁아진 흔적이 있거나 망막 출혈, 미세한 동맥류가 있다면 고혈압망막증을 의심해야 한다.

혈압이 높아지면 혈관이 좁아지며 그 초기 징후가 눈 안에 나타난다. 눈 검사에서 고혈압을 발견하면 적절한 예방조치와 함께 건강에 좋은 음식 섭취, 운동 등 생활방식 개선으로 심장병 위험을 줄여야 한다.

시신경염, 시신경 부종은 시력과 색채를 구별하는 능력(색각)에 해로울 수 있다. 이는 뇌와 척수의 자가면역 탈수초성 질환인 다발성경화증 진단으로 이어진다. 이브라힘 박사는 “시신경은 중추신경계의 연장선으로 눈과 뇌를 연결한다. 눈 뒤쪽을 검사해 시각화할 수 있는 뇌의 유일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시신경염은 바이러스 감염, 비타민 결핍 및 다른 병 때문에 발생할 수 있지만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약 20%에서 나타나는 주요 증상이다.

눈 검사 20대 1회, 30대 2회 무방…중년엔 2년마다 1회 적극 권장

망막에서는 알츠하이머병의 징후를 찾을 수도 있다. 망막은 여러 층의 특화된 신경세포로 이뤄져 있다.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똑같은 게 망막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 때문에 알츠하이머병 초기 징후를 눈에서 감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을 위한 검사는 비싸고 번거롭다.  최근 연구를 보면 앞으로 망막 스캔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할 수 있을 것 같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망막 표면은 정상인보다 훨씬 더 거칠다. 다른 연구에선 알츠하이머병의 징후로 망막과 눈의 수정체에서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를 확인했다.

안경이나 콘택트렌즈가 필요하지 않는 사람은 눈 검사를 20대에 1회, 30대에 2회 정도 받아도 좋다. 40대 이후에는 정기적인 검진(예: 2년마다 1회)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중년 이후엔 노안, 녹내장, 백내장, 당뇨병·고혈압으로 인한 망막 변화 등 특정 질병이 점점 더 많이 나타난다. 눈 검사를 전반적인 건강 관리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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