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은 ‘짠물’?….위암 예방에 도움

두부, 된장 등 콩으로 만든 음식의 건강 효과

된장, 두부 등 콩으로 만든 음식을 많이 먹을수록 위암 발생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SUNGSU HAN/게티이미지뱅크]
된장은 우리나라 전통음식이면서 발효식품이라는 점에서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염도가 높아 김치와 더불어 짠 음식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다.

된장은 소금이 많이 든 ‘짠물’일 뿐일까? 최근 연구에서 위암 발생 감소와 연관을 보였다는 점에서 건강상 이점이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저염 된장을 섭취하는 등 요령 있게 식사를 한다면 된장의 이점을 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신우경·강대희 교수 공동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유럽영양학저널(European Journal of Nutrition)≫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두부, 된장 등 콩으로 만든 음식을 꾸준히 먹으면 위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연구팀은 2004~2013년 역학연구에 참여한 40~69세 13만 9267명을 평균 9.2년 동안 추적 관찰해 콩으로 만든 음식과 위암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연구 기간 위암이 발생한 사람은 767명이었다. 위암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식생활을 비교해본 결과 두부를 주 2회 이상 섭취한 남성은 거의 섭취하지 않은 남성보다 위암 발생 위험이 37% 낮았다. 두부를 많이 먹을수록 위암 발생 위험은 더욱 낮아졌다.

체중도 고려 사항이었다. 체질량지수(BMI)가 정상 체중을 넘지 않는 남성은 콩으로 만든 식품을 자주 먹을수록 위암 발생 위험이 감소했지만, 과체중 이상인 남성은 이런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된장, 두부 등 콩으로 만든 식품이 위암 위험을 낮춘 건 제니스테인(genistein) 등 이소플라본(isoflavone)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일 것으로 분석된다. 이 물질은 우리 몸에서 항염증 및 항산화 기능을 한다.

콩은 ‘밭에서 나는 소고기’로 불릴 만큼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소플라본이 들어있어 암 예방과의 연관성을 다룬 연구들이 많이 발표되고 있다. 선행 연구에 의하면 이소플라본은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등의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소플라본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성장을 억제한다는 점에서 위암 발생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위 점막층에 사는 세균으로, 이 균에 감염되면 위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연구팀은 된장의 발효과정에서 몸에 좋은 생리활성물질이 생성된다는 점도 위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이유로 설명했다. 이 생리활성물질이 암세포를 파괴하는 면역세포(NK세포)를 활성화해 면역기능을 높이고 DNA 손상을 막는다는 것이다.

단, 된장은 나트륨 함량이 높은 음식에 해당하니 이에 대한 주의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된장, 쌈장, 고추장 등 장류 염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인은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보다 나트륨을 많이 섭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저염 식품을 선택하는 등 요령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장기간 관찰’을 통해 두부, 된장 등 콩으로 만든 음식의 위암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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