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자란 아이…혹시 ‘성장호르몬 결핍증’?

진단 늦어지면 치료 어려울 수 있어

3세 이상 아이의 키가 1년에 4cm 이내로 자란다면 성장호르몬 결핍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뇌하수체’는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여러 가지 호르몬을 분비하고 조절하는 기관이다. ‘뇌하수체 기능 저하증’으로 호르몬 분비에 문제가 생기면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이 대표적이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태어날 때 키와 체중이 정상이었던 아이가 자라면서 키가 3백분위수(동일 성별·연령 아이 100명의 키 순서 배열에서 앞에서 3번째 이내) 미만의 저신장을 보이는 것이다. 3세 이상 아이의 키가 1년에 4cm 이내로 자란다면 성장호르몬 결핍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의 원인은 뇌하수체 형성 저하와 같은 선천성 이상과 성장호르몬 합성에 관여하는 조절 인자·수용체의 유전자 결함 등이 있다. 두개인두종 같은 뇌종양과 출산 시 난산으로 인한 저산소증도 원인이 될 수 있으며, 특별한 이유 없이 발생하기도 한다.

진단은 골 연령 측정 및 성장호르몬 자극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성장호르몬 자극검사는 성장호르몬을 분비하게 하는 약물을 투여하고 관찰하는 검사다. 성장호르몬 분비가 잘 되지 않으면 성장호르몬 결핍증으로 진단한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유전자재조합 인간 성장호르몬 제제’와 같은 성장호르몬 주사제를 투여해 치료한다. 호르몬 주사는 집에서 매일 일정량을 자기 전에 맞으며, 성장판이 닫힐 때까지 지속적으로 매일 혹은 일주일에 6일 투여하는 것을 권장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홍용희 교수는 “‘유전자재조합 인간 성장호르몬 제제’는 오랜 시간 사용됐고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부작용 여부를 관찰하기 위해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성장호르몬결핍증이 치료되지 않으면 성인이 되었을 때 키가 병적으로 작을 수 있고, 진단이 늦어지면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으므로 성장호르몬 결핍증으로 의심되면 빠르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취학 전 아동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영유아 건강검진을 통해 신장 백분위수를 알 수 있다. 초등학생 이후 아이에서 또래보다 키가 작아 걱정이라면 가까운 소아청소년과에서 백분위수를 알아보고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홍 교수는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소아 시기 어느 연령에서든 발생할 수 있다. 키가 작다고 무조건 성장호르몬 치료를 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아이가 또래보다 현저히 작다면 키가 자라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치료 시기가 늦어지지 않도록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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