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김보름….안면비대칭이 원인?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상담시 ‘비대칭이 심해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자주 뵙습니다. 제가 봤을 때 비대칭이 실제로 눈에 띄는 분들은 10%도 되지 않습니다.

비대칭이 심하다시는 분들께 이렇게 여쭤봅니다. “혹시 주위 사람 중에서 안면비대칭으로 기억나는 사람이 있나요?” 자신의 얼굴 비대칭이 심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 중 비대칭인 사람을 금방 떠올리는 경우는 드뭅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비대칭은 예쁜 얼굴과는 별 상관이 없어요. 사람들은 남의 비대칭에 관심이 없어요. 나도 주위 사람들의 비대칭을 알아보지도 기억하지도 못하는데, 누가 내 얼굴을 비대칭이라고 생각할까요?”

사람들이 남의 비대칭을 거의 알아차리지 못하기 때문에 때론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최근 예능프로그램에 등장한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 선수입니다.

[사진=iMBC 제공]
김보름 선수는 실력이 뛰어나고 미모도 갖춰 평창올림픽 전 스포츠 웨어 광고 모델도 했습니다.

김보름 선수의 얼굴을 자세히 보면 특정 표정에서 입이 옆으로 꽤 기울어지는 것이 눈에 띕니다. 교합면이 4도 이상 기울어지면 눈에 띈다고 보는 견해들이 있는데, 사진 상으로 6~7도 정도인 듯 합니다.

[사진=채널A 방송화면 캡처]
하지만 특정 각도가 아니면, 평소에는 비대칭이 거의 눈에 띄지 않습니다.

[사진=김보름 SNS]
당연히 아무도 비대칭에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원래 비대칭에 관심이 없으니까요.

사건은 평창 동계 올림픽때 발생했습니다. 팀추월 경기에서 노선영 선수가 뒤로 처지며 거리가 벌어졌고 당시 방송에서 이례적인 상황처럼 해설하면서 김보름 선수는 ‘왕따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여론에 기름을 부었던 것은 인터뷰 당시 김보름 선수의 표정이었습니다. 김보름 선수가 인터뷰할 때 표정이 ‘썩소’ 처럼 보였다는 것입니다.

멋쩍게 웃어도, 마치 썩소처럼.
함께 출전했던 박지우 선수도 인터뷰 때 웃었지만 논란이 없었다.

팀추월은 마지막 선수가 들어오는 시간으로 승패가 결정되므로, 마지막 선수가 뒤로 처지는 것이 바람직한 상황은 아닙니다. 앞서가는 선수가 처지는 선수에 맞춰 페이스를 떨어뜨리는 것보다 랩타임을 유지하는 것이 전체적이 기록 향상에 도움이 되므로, 실제 경기에서는 체력이 떨어지는 선수가 뒤로 처지는 일이 드물지 않다고 합니다.

당시에도 김보름, 박지우 두 선수의 랩은 14초대로 일정했는데, 후반 노선영 선수의 체력이 떨어지며 급격히 뒤로 처지는 상황이 생겼고, 마치 두 선수가 앞서나간 것처럼 느껴졌던 것입니다. 문체부 감사 결과에서도 의도적인 왕따 혹은 망신주기가 아니라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김보름 선수는 이 일로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안타깝게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당시의 일을 ‘고의적 왕따, 혹은 망신주기’의 ‘가해자’라 기억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남의 비대칭을 쉽게 알았다면 김보름 선수가 ‘썩소’를 날린 것이 아니라 원래 그렇다는 걸 알아서 비난하는 사람도 훨씬 적었겠죠.

[사진=채널A 방송화면 캡처]
비대칭이 꽤 심한 김보름 선수의 경우에도, 평소에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웃을 때 특정 각도에서 가끔 보이는 정도입니다. 이 정도 비대칭을 알아보고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물론, 이 정도 비대칭을 수술로 교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안면 비대칭이 심하다며 절 찾아오시는 분 중 가끔 눈에 띄는 비대칭이 있는 경우는 10%도 채 되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남의 눈에 조금도 띄지 않을 정도의 비대칭입니다.

비대칭은 예쁜 얼굴과 별 상관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남의 비대칭에 관심이 없습니다. 나도 주위 사람들의 비대칭을 알아보지도 기억하지도 못하는데, 누가 내 얼굴을 비대칭이라고 생각할까요?

    박준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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