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땐 ‘슬픈 음악’…정신건강에 좋을까?

슬픈 땐 슬픈 음악을 듣자.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누군가와 이별하거나 느닷없이 어려운 일을 당한 사람들은, 슬픈 노래를 듣곤 한다. 힘들 때 슬픈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더 가라앉는 건 아닌지, 상황이 어렵고 마음이 힘들면 오히려 신나는 음악을 들어야 하는 건 아닌지 궁금하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무심코 하는 행동이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고 했다. 즉, 어려울 때 슬픈 음악을 듣는 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미국 ‘인피니트 리커버리’에서 심리학자로 활동하는 카롤리나 에스테베즈(Carolina Estevez) 박사는 “슬픈 노래의 느린 템포와 낮은 음정은 혈압과 심장 박동수를 낮추고 근육의 긴장을 완화해,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감정을 표현하지 않은 채 내면에 쌓아두면 혼란이 일어난다”며 “슬픈 노래를 들으면서 우리는 슬픔을 느끼는 사람이 자기 혼자만이 아니고, 누군가 자기 생각과 감정을 공유한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어떤 감정을 피한다고 해서 그 감정이 사라지지 않고, 누구나 배출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공감 가는 가사를 들으면서 이전에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을 명확하게 보기 때문에 위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하이오 주립대 웩스너 메디컬 센터의 스트레스, 트라우마, 회복(STAR: Stress, Trauma and Resilience) 프로그램의 부국장인 아리아나 갤러거(Arianna Galligher) 박사는 “슬픈 음악은 고통스러운 감정에 접근하는 방법 중 위험이 낮고, 제한된 시간에 감정을 흘려보낼 수 있는 방법”이라며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음악을 들으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우울증을 앓을 때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2020년 6월 ‘이모션(Emotion)’ 저널은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슬픈 음악을 선호한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했다. 슬픈 음악과 곡조가 그들의 에너지 수준과 맞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보다 앞선 2017년 11월 ‘코크레인(cochrane)’ 리뷰는 우울증 치료에 약물 치료와 상담 외에 음악 치료를 추가하는 것이 우울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우울하지 않은 사람들이 슬픈 음악을 듣는 것은 어떨까. 컬럼비아 대학의 신경과학 및 심리학 연구원인 매슈 작스(Matthew E. Sachs) 박사는 “슬픔 음악은 무감각을 깨우는 데 도움이 되고, 비극적인 사건이 없는 사람들을 각성하게 해서, 더 명확하고 합리적으로 생각하도록 돕는다”고 발표했다.

작스 박사 연구팀은 또 “공감 능력이 좋은 사람들이 슬픈 노래에 끌린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2020년 9월 ‘뉴로이미지(Neuro image)’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서, 우울한 선율이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부분을 자극한다고 했다. 그들은 “슬픈 음악을 즐기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지표 중 하나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에스테베즈 박사는 “슬픈 음악을 듣는 것이 정서에 좋을 수 있지만, 기분을 떨어뜨리는 음악을 너무 많이 듣지는 말자”면서 “우리의 기분을 좋게 하는 음악과 감정을 표출하는 음악을 적당히 섞어 듣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이는 건강 의료 매체 ‘에브리데이헬스(everydayhealth)’에 최근 소개됐다.

    김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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