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형 당뇨’ 희망 생겼다… 영유아 원천 예방 연구도 진행

면역억제제 '테플리주맙', 2주 복용 후 6년간 억제

인슐린 분비 기능 이상으로 주사제를 달고 살아야 했던 1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떠올랐다. 올해 미국부터 공급될 예정인 면역억제제 ‘테플리주맙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슐린 분비 기능 이상으로 주사제를 달고 살아야 했던 1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떠올랐다. 올해 미국부터 공급될 예정인 면역억제제 ‘테플리주맙'(제품명 티지엘드)이다.

국제 유명학술지 네이처는 임상 사례와 함께 테플리주맙이 획기적인 1형 당뇨병 치료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최근 소개했다. 테플리주맙은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의약품 승인을 받아 올해 미국 전역에 공급될 예정이다.

네이처가 소개한 임상사례는 2016년 임상시험 당시 이 약을 투약한 미국의 20대 여성 ‘미카일라 올스텐’이다. 그는 여동생이 1형 당뇨병과 그 합병증인 케톤산증을 앓고 있어 꾸준히 혈당과 인슐린 수치를 관리하고 주기적으로 당뇨병 검사를 받았다. 14살이던 2016년 당시 임상시험에 참여해 2주 동안 14병(바이알)의 테플리주맙을 매일 정맥주사로 투약했는데, 이후 6년 반이 지나도록 당뇨와 인슐린 수치 모두 안정됐으며 제1형 당뇨병도 발병하지 않았다.

당초 면역억제제로 개발된 테플리주맙은 제1형 당뇨병에 대한 치료나 예방 효과는 없지만 발병 시기를 늦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개발사인 프로벤션바이오는 임상시험 결과에서 당뇨병 발병 시기를 적어도 2년 이상 늦춘다고 발표했다.

2016년 테플리주맙 임사시험에 참여했던 미국의 20대 여성 ‘미카일라 올스텐’의 모습. [사진=캡처/네이처]
2011~2018년 임상시험에선 78명의 1형 당뇨병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테플리주맙의 발병 지연 효과를 관찰했다. 이 결과 시험 참가자들은 복약 후 평균 5년 후에 병이 발병했다. 위약을 복용한 경우는 평균 2~3년 후에 발병했다. 위에서 소개한 여성 외에도 10년 이상 1형 당뇨병 발병을 늦춘 사례도 확인됐다.

테플리주맙은 면역세포인 T세포의 작용을 차단하는 항체요법을 활용하는데, 이 효과가 자가면역질환인 1형 당뇨병의 발병 원인에 적중한 것이다. 1형 당뇨병은 T세포 등 면역세포가 췌장 내 섬세포(islet cell)를 공격해 발생한다. 섬세포의 65~80%는 인슐린을 생성하는 베타세포로 구성됐다. 같은 이유에서 T세포의 작용을 차단하는 면역억제 방식의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아바타셉트’ 역시 1형 당뇨병 발병을 일부 지연시키는 효과가 확인됐다.

네이처에 따르면, 이스라엘 연구진은 테플리주맙을 활용한 소아 제1형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도 연구하고 있다.

연구진은 테플리주맙의 사용 허가가 나지 않은 이스라엘 대신 유럽 전역에서 10만 명 이상의 신생아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를 진행해 1형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찾았다. 현재는 잠재적인 1형 당뇨 환아들에게 프로바이오틱스나 경구용 인슐린을 사용해 발병을 예방하는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지만, 향후 테플리주맙을 활용할 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네이처는 테플리주맙의 제1형 당뇨병 발병 지연 효과 입증을 계기로 향후 류머티스 관절염과 다발성 경화증 등 다른 자가면역질환의 예방약 개발에도 희망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면역억제제 ‘테플리주맙'(제품명 티지엘드) [사진=프로벤션바이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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