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팬티’ 벗을까? 일본 곧 마스크 착용 완전 해제

일본, 3월 13일부터 버스-전철에서도 마스크 착용은 개인에 맡기기로

일본의 일부 젊은이들은 마스크는 ‘얼굴 팬티’라며 속옷처럼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부끄럽고 허전하다고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정부가 다음달 13일부터 버스, 전철 안에서도 마스크 착용 여부를 개인의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실내외 뿐만 아니라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다만 버스, 열차 등 일부 실내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0일 각료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마스크 착용 방침을 확정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10일 보도했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후생노동상은 “본인의 의사와 달리 마스크 착용을 강요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코로나가 재확산하면 일시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요청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고속버스와 고속열차(신칸센)에서도 마스크 착용 여부를 개인의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이용객이 많은 통근 열차나 버스 등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기로 했지만 의무는 아니다.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거나 가족 중 확진자가 있는 경우, 의료기관 등을 방문할 때는 마스크 착용을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의 마스크 의무 해제에도 일본 국민들이 마스크를 벗을지는 미지수다. 일본은 한국처럼 야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른 사람에게 폐 끼치기를 조심하는 일본은 미국, 유럽 등과 달리 마스크 착용 비율이 여전히 높다.

일본에선 마스크를 ‘얼굴 팬티’(가오 팬츠-顔 パンツ)라고 부르며 “마스크를 벗는 것이 속옷을 벗는 것과 같다”는 일부 풍조가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지난해 6월 “일부 젊은이들 사이에서 마스크를 ‘얼굴 팬티’라고 부른다”고 보도했다. 속옷처럼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부끄럽고 허전하다는 것이다.

◆ 미국 뉴욕타임스, 한국과 일본 국민들이 계속 마스크 쓰는 이유가?

미국의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일 한국과 일본 국민들은 정부의 마스크 의무 착용 규정 완화에도 이른 시일 내 마스크를 완전히 벗지 않을 것 같다는 분석 기사를 냈다.

한국은 지난달 30일 버스-전철-의료기관 등 일부를 제외하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지만 많은 시민들이 실외에서도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NYT는 그 이유로 3년 동안의 마스크 착용에 대한 익숙함, 타인에 대한 배려, 미세먼지 등 공해로부터의 보호 효과 등을 꼽았다. NYT는 2002년 사스(SARS)와 2012년 메르스(MERS) 등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마스크 착용 습관이 있던 동아시아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바꾸기 어려운 습관이 됐다고 분석했다.

NYT는 한국과 일본에서는 마스크를 쓰면 화장이나 억지로 표정관리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편리하게 생각한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사람들이 자신의 얼굴이 가려지는 것에 편안함을 느끼고, 민낯을 드러내는 것에 약간의 불편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 정부가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하면서도 계속 권장하고 있다는 점도 마스크를 벗지 않는 요인으로 꼽혔다. NYT는 독감 등 호흡기 질환 예방 목적도 있고 마스크를 쓰는 게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에티켓으로 여겨진다는 설명도 추가했다.

마스크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에 계속 착용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NYT는 “동아시아의 미세먼지 수준은 수년 동안 국제 대기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대기오염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는 것에 익숙하다”고 했다.

마스크를 3년여 동안 쓰면서 신조어 ‘마기꾼’이란 말이 생기기도 했다. 마스크와 사기꾼의 줄임말로 마스크 쓰고 벗었을 때 외모 차이가 너무 커 사기 수준이라는 의미다. 마스크를 썼을 때는 예쁘고 잘생긴 줄 알았는데 벗는 순간 다른 사람이 돼 소개팅 자리가 어색했다는 말도 나왔다.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이 워낙 많아 혼자 벗기가 머쓱해서 쓰고 다닌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날씨가 더워지면 마스크를 자연스럽게 벗을 날이 올 것 같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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