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염증·감염 위험.. 독이 되는 ‘이것’?

한국, 항생제 처방 횟수 많고 내성 생기는 빈도 높은 편

자주 항생제를 사용하는 사람은 병원을 옮길 때에도 복용했던 항생제의 이름을 적어가 의사에게 보여주는 게 도움이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항생제를 복용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일부 의료진이 2차 세균 감염을 막겠다며 항생제를 처방한 경우가 있다. 항생제를 자주 먹으면 어떤 결과가 생길까? 항생제의 내성을 막으려면 적당히 써야 한다. 남용할 경우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항생제 남용에 대해 다시 알아보자.

◆ 항생제 여러 개 써도 듣지 않는 경우… 균혈증, 패혈증, 폐렴 위험도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항생제를 여러 개 써도 듣지 않는, 항생제 내성을 가진 세균(다제 내성균)이 급증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제학술지 감염학 저널(Journal of Infection: IF=38.6)에 2개 이상의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다제 내성균 국내 발생 빈도 추이를 연구한 논문이 실렸다. 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VRE) 등 다제 내성균들은 세균이 혈류를 따라 돌아다니는 균혈증을 일으키거나 패혈증이나 폐렴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코로나 환자의 2차 세균 감염을 막겠다며 의료진이 항생제를 다수 처방해 생긴 결과라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에 비해 항생제 처방 횟수가 많고, 다제 내성균 발생 빈도가 높은 편에 속해 우려를 사왔다. 항생제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의료진의 노력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 세균 감염 아닐 경우… 감기 증상에 항생제 필요 없어

항생제는 세균에 의한 감염증이 의심되는 경우에만 사용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항생제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병 중 하나가 상기도 감염증인데, 감기는 대부분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다. 감기는 급성 비인두염인 경우가 많은데 80% 이상이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세균성 인두염을 의심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면 가급적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열이 없고 인두(목구멍, 입속 등)가 붉게 부어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감기 증상만 있다면 세균에 의한 인두염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아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편도나 인두에서 누런 물질이 스며 나오면 항생제 투여를 고려할 수 있다.

◆ 과거 어떤 항생제 사용했나…. 병원 옮길 때 의사에게 알려줘야

항생제 사용 전에 과거에 복용했던 항생제를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예전에 항생제 부작용이나 알레르기가 있었다면 같은 약은 피해야 한다. 이미 사용했던 항생제가 효과가 없었다면 다른 약으로 변경해야 한다. 번거롭고 명칭이 복잡하더라도 의사나 약사에 문의해 사용했던 항생제의 종류를 기록해 두는 것이 좋다. 특히 자주 항생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항생제 메모장’을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을 옮길 때에도 복용했던 항생제의 이름을 적어가 의사에게 알려주면 안전성과 효과를 높일 수 있다.

◆ 의료인 뿐 아니라 일반인도….“잘못된 항생제 사용은 오히려 독”

현재 수많은 종류의 항생제들이 나오고 있어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매우 많다. 감염증 치료에는 가장 적절한 한 가지 항생제를 선택하는 것이 원칙이다. 항생제를 많이 사용할수록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습관적으로 2~3가지 항생제를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과도하게 항생제를 여러 가지 사용하면 환자에게 해를 주는 경우가 더 많다. 항생제를 쓸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의료인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잘못된 항생제 사용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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