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혈장’ 넣은 쥐 최장수 기록 갱신

종전 최고 기록 45.5개월 넘어 47개월째 생존

[사진=unoL/게티이미지뱅크]
쥐의 수명은 보통 2,3년이다. 실험용 쥐로 많이 쓰이는 스프라그 돌리 쥐도 마찬가지다. 실험실에서 키워진 이 쥐의 최장수 수명 45.5개월이 깨졌다고 영국 가디언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생명공학 스타트업체 ‘유반 리서치’의 최고 과학 책임자인 해럴드 캐처 전 메릴랜드대 교수(생물학)는 “스프라그 돌리 쥐 중 가장 나이 많은 암컷 쥐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반 리서치가 개발 중인 생명연장 기술을 적용한 쥐 ‘시마(Sima)’다. 2019년 2월 28일 태어난 시마는 47개월을 살아 문헌에 기록된 최고령으로 추정되는 45.5개월을 넘어섰다고 그는 밝혔다.

유반 리서치는 생명연장을 위한 젊은 혈장을 주입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그 연구 과정의 하나로 젊은 쥐의 혈장을 주입한 8마리와 식염수를 주입한 8마리 등 모두 16마리의 스프라그 돌리 쥐에 대한 실험을 했다. 지금까지 수집된 데이터는 식염수가 주입된 쥐 8마리는 34~38개월, E5라고 불리는 정제되고 농축된 형태의 혈장을 받은 쥐 8마리는 38~47개월을 살았다.

힌두어로 ‘한계’ 또는 ‘경계’를 뜻하는 시마는 이 16마리 중 최후 생존자다. 시마는 혈장이 주입된 다른 쥐보다 6개월 넘게 살아남았다. 연구진은 시마가 숨지고 나면 실험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마는 색소부족으로 온 몸이 하얀 알비노로 태어나느 스프라그 돌리 쥐 중에서 최장수일 수 있지만 모든 쥐를 통틀어 최장수는 아니다. 제한된 칼로리로 4.6년을 생존한 시궁쥐가 있다.

“실험의 요점은 단순한 수명연장이 아니라 사람들을 젊게 만들어 황금기를 지속하게 하는 것“이라고 케처 박사는 말했다.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연구진과 유반 리서치가 공동연구해 2020년 발표한 예비 연구는 젊은 혈장 주입이 쥐의 간, 혈액, 심장 그리고 뇌의 시상하부의 생물학적 시계를 되돌린다는 것이었다. 하버드대 의대의 노화연구 전문가인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는 2020년 이 연구에 대해 “만약 이러한 발견이 지속된다면 우리 인생에서 신체의 재생이 흔한 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 예비연구 논문의 제1저자이자 노화방지 생명공학 스타트업체인 ‘알토스 랩스’의 연구원으로 있는 스티브 호르바스 전 UCLA 교수는 “제비 한 마리가 왔다고 여름이 온 것은 아니지만 몇 가지 보완적인 연구가 이런 결과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20년 안에 혈장 연구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노화예방법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유반 리서치의 특허출원 신청서는 어린 포유류의 혈장이 사용 전에 어떻게 정제되고 농축되는지를 설명한다. 혈소판처럼 면역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 조직은 제거됐다. 한 번의 집중 투입량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혈장의 최소량은 수혜자가 몸 전체에 가지고 있는 혈장 양이어야 한다. 이 노화예방법이 흡혈귀적 발상이라며 거부감을 사는 이유다.

만약 이 치료법이 대규모 동물실험을 거쳐 인간에게도 가능성을 보일 경우 도살장에서 도살될 돼지로부터 혈장 수집이 가능할 것이라고 캐처 박사는 믿고 있다. 그는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발상이 고기 샌드위치를 먹는 것보다 더 비윤리적인 것은 아니다”라면서 “죽음을 맞게 될 돼지의 여분의 생명을 버리는 대신 사용할 뿐”이라고 말했다.

영국 버밍엄대의 주앙 페드로 데 마갈량이스 교수(분자생물학)는 젊은 혈장이 나이든 동물들을 젊게 하거나 심지어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적인 이익과 회춘을 혼동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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