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 오가노이드, 쥐의 손상된 시각 신경 회복(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뇌 손상을 입은 환자의 뇌 조직을 실험실에서 키워 자가 이식할 경우 뇌줄중이나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물실험이 성공했다뇌의 시각 피질 손상을 입은 쥐에게 실험실에서 인공 배양한 인간 뇌 조직을 이식했더니 쥐가 빛에 반응하는 것이 관찰됐다. 《세포 줄기세포(Cell Stem Cell)》에 발표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영국 가디언이 3(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이번 연구는 빠르게 성장 중이지만 윤리적 논란의 소지를 지니고 있는 뇌 오가노이드(유사장기) 분야의 획기적 연구 성과라 할 수 있다. 실험실에서 자란 인간의 뇌 오가노이드를 손상된 뇌 부위에 이식 가능함을 최초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인간의 시각 피질 신경세포를 실험실에서 참깨 크기(지름 1.5)의 뇌 오가노이드로 키웠다. 이를 시각 피질에 손상을 입은 성인 쥐의 뇌에 이식했다. 이 오가노이드는 3개월 안에 쥐의 뇌와 결합해 혈액을 공급받으며 몇 배로 자랐고 다른 뇌의 신경세포와 연결됐다.

연구책임자인 펜실베이니아대 아이작 첸 교수(신경외과)는 “우리는 기능 통합이 이렇게 일찍 이뤄질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실험은 성인 포유류 뇌의 신경 조직 이식, 특히 뇌조직 손상으로 중단된 신경기능의 회복이 가능함을 보여준다”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뇌 오가노이드가 이식된 쥐들이 번쩍이는 빛에 노출됐을 때 해당 오가노이드가 전기신호를 내보내는 것을 확인했다. 첸 교수는 “성인 포유류의 뇌, 특히 부상으로 손상된 뇌의 신경 조직 이식이 실제로 신경 복구를 위해 실행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환자 자신의 뇌세포의 일부를 실험실에서 배양한 맞춤형 뇌 오가노이드를 만드는 것은 이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이를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선 5~10년은 걸릴 것이라고 첸 교수는 말했다. 그는 이를 “우리는 기나긴 여정의 출발점에 서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논문을 검토한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의 세레나 배럴 교수(발달신경과학)는 이를 신경세포의 순수한 적응성에 대한 놀라운 시연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DNA 자체에는 많은 정보가 담겼으며 뇌 안이든 실험실의 플라스틱 상자이든 상관없이 신경세포가 제대로 작동하게 해준다는 것을 보여줬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래 임상시험에서 인간의 뇌가 얼마나 수리 가능할지는 어떤 기능의 상실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시각 피질은 좀 더 단순한 경우”라면서 “말하기, 수학적 계산과 사고의 영역의 회복은 경험을 통해 축적된 요소도 많기에 훨씬 더 까다로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cell.com/cell-stem-cell/fulltext/S1934-5909(23)00004-8)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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