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치료제 ‘엑스키비티’… “생존기간 2년까지 늘려”

지난해 7월 식약처 허가로 국내 출시 본격화 "반응지속기간 17.5개월로 길어 생존기간 연장에 기여 기대"

[사진=한국다케다제약]
한국다케다제약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엑스키비티'(모보서티닙숙신산염)를 국내에 선보였다. 엑스키비티는 국내에서 허가받은 표피성장인자 수용체(EGFR) 엑손20 삽입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가운데 유일한 경구(먹는) 치료제로 1일 1회 복용하면 된다.

한국다케다제약은 1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전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EGFR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11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엑스키비티 1/2상 임상연구에 대한 내용을 발표했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엑스키비티 환자군에서 독립평가위원회(IRC)가 평가한 객관적반응률(ORR)은 28%, 연구자 평가 객관적반응률(ORR)은 35%로 나타났다.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24.0개월,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7.3개월이었다.

투약 후 반응시간 중앙값은 1.9개월로 빠른 약효를 보였다. 안전성 프로파일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설사, 발진, 피로감 등이었으며, 용량 감량을 통해 관리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임상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반응지속기간이었다. 엑스키비티의 반응지속기간 중앙값은 17.5개월로 높게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는 “엑손20 변이 환자는 기존 EGFR 중에서도 예후가 안좋았고 삶의 질이 떨어졌지만 약제가 거의 없어서 수요가 높았다”면서 “환자 스스로 간편하게 경구 복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먹는 약은 치료 시작 후 환자 상태에 따라 용량조절이 간편해, 발생 가능한 이상반응에도 보다 신속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EGFR 유전자 엑손20변이 표적 치료제로 허가받은 약물은 엑스키비티와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가 있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태민 교수는 “표적항암제 효과를 확인할 때 중요하게 보는 지표 중 하나가 치료에 대한 반응지속기간이다. 약제 투여 후 첫 반응 시점부터 이러한 반응이 지속된 시점까지 기간을 말한다”며 “반응지속 기간이 길수록 항암제 효과가 오래 간다는 것을 의미하고, 궁극적으로 환자의 생존기간 연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엑손19 결손, 엑손21(L858R) 치환 변이 환자의 생존기간은 33.0개월인 반면, 엑손 20삽입 변이 환자들의 생존기간은 약 16.5개월에 불과했다. 또 다른 임상연구에 따르면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엑손 19결손, 엑손 21(L858R) 치환 변이 치료에 사용되는 1, 2세대 TKI를 사용한 결과 10% 정도의 객관적반응률(ORR)과 3개월 미만의 무진행생존기간(mPFS)을 보였다.

다만 두 표적치료제는 작용 기전이 다르고, 환자 축적데이터가 적다보니 세부 차이에 대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김 교수는 “엑손20변이 표적 치료제 사용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됐을 때 차이점이나 선별 문제 등을 예측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기존 리브리반트의 경우 정맥 주사제이고 첫 번째 사이클에는 매주 병원을 방문해 주사를 맞아야하는 불편함이나 부작용 관리 이슈가 있다. 엑스키비티는 경구용이지만 설사 부작용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게는 투여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도 “환자수가 100명 정도의 데이터여서 현재 2개 치료제를 비교하기에는 위험이 있고, 기존 약보다 반응은 좋지만 약제 기전이 다르기 때문에 선택 여부는 의료진과 환자의 충분한 토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엑스키비티는 EGFR 엑손20 삽입 돌연변이에 비가역적으로 결합해, 암세포 에너지원인 ATP와 결합을 차단하는 원리다. 암세포의 성장과 확산을 억제한다. 이전에 백금기반 화학요법으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EGFR 엑손 20 삽입 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의 치료(2차)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난해 7월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장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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