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만율, 남한보다 높다?!

북한 매체서 비만 예방·치료 선전물도 잇달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뉴스1]
최근 북한에서 제제 선전 목적으로 비만 아동을 치료하는 의사의 모습을 전파에 실었다. 북한 주민의 영양 상태를 생각하면 비만보다는 영양실조를 더 떠올리기 쉽지만, 한 통계에선 북한의 성인 비만율이 남한보다 더 높다는 보고가 있기도 했다.

◆ 북한 당국, 잇따른 비만 예방·치료 선전물

31일 북한 인민보건사이트는 평양 모란봉구역 긴마을종합진료소의 고려치료과 의사 박경숙을 조명했다.

북한 당국은 박경숙이 20여년 간 침, 뜸, 부항과 ‘고려 약재’ 등의 전통 의학을 현대 의학과 융합해 비만 치료를 연구해왔다고 소개한다. 그는 특히 비만 환자가 갑상선 질병과 연관됐다는 학설에 기초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성인병 합병증 유발을 예방하는 방법을 연구해왔다.

비만과 관련한 북한의 방송, 선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에는 북한 공영방송인 ‘조선중앙텔레비죤’을 통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비만과 과식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만화영화를 방영했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최근에는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비만 치료법이나 운동법 등을 담은 선전물이 올라오기도 한다.

비만 관련 건강식품을 선전하는 경우도 많다. 북한의 한 선전매체는 만록식료가공사업소가 개발한 푸른인삼씨 원액 제품이 고혈압을 비롯한 각종 심장혈관계통질병과 비만증 등에 좋다거나, 옥류건강제품생산사업소가 개발한 온열발안마기가 소화장애와 무릎·허리통증, 비만 등을 치료할 수 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엔 북한 국적의 연구팀이 ‘간염, 당뇨병 및 비만의 원인 치료를 위한 이온요법 장치’와 관련한 국제 특허를 등록하기도 했다.

2021년 북한 TV에서 방영된 과체중·비만 경고 만화영화 [자료=트위터/Colin Zwirko]

◆ ‘극과 극’ 영양상태… 성인 비만율은 남한 상회

이와 같은 선전물이 다소 의아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국제연합(유엔·UN) 산하 식량농업기구(FAO) 등은 북한 내 과체·비만 비율이 남한보다 높다는 통계를 내기도 했다.

지난해 FAO가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식량안보와 영양’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을 기준으로 북한 성인의 과체중·비만 비율은 32.4%였다. 이는 남한의 30.3%보다도 높은 수치다.

증가세를 보더라도 남한보다 더욱 급격하다. 같은 보고서는 북한 성인의 과체중·비만 비율이 2000년 25%에서 15년 사이 12.4%p(포인트) 오른 것으로 집계했다. 같은 기간 남한은 2000년 25%에서 10.%p 높아졌다.

다만, 이 통계는 ‘극과 극’의 상황을 보여주기도 했다. 해당 보고서는 2017∼2019년 북한 주민의 47.6%가 영양결핍이며, 북한 어린이의 28.6%만이 적절한 영양분을 섭취하는 식단을 유지하고 있다고 집계한 탓이다.

18세 이상 북한 성인 남녀의 과체중률(위)과 비만율(아래) [자료=2022 세계영양보고서]
이를 감안했을 때 비만은 일부 부유층이 앓고 있는 부자병일 가능성도 추측해볼 수 있다. 또 다른 보고서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난다.

유엔 산하 국제 아동·청소년 구호기금인 유니세프가 매년 발간하는 ‘세계 영양 보고서'(2022년 보고서)는 2019년을 기준으로 비만을 앓고 있는 18세 이상 성인 여성과 남성이 각각 8.3%와 7.3%라고 집계했다. 이는 아시아 지역 평균치인 10.3%와 7.5%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과체중 비율은 여성과 남성이 각각 35.8%와 31.8%였다.

이 경우에도 북한 성인의 과체중·비만 비율은 여전히 남한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2019년을 기준으로 18세 이상 한국 성인 남녀의 과체중과 비만 비율은 각각 35.5%와 5.4%, 27.1%와 5.2%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5세 이상 남아는 전체의 31.7%, 여아는 19.3%가 과체중이었고, 비만 비율은 5세 이상 남아는 13.5%, 여아는 6.6%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5세 이상 아동·청소년의 과체중·비만의 경우 남한이 더 높았다. 2019년 한국에선 남아의 35.8%와 13.8%가, 여아의 22.2%와 5.2%가 각각 과체중과 비만이었다.

북한의 5세 미만 영아의 경우, 영양 상태가 나쁜 상황이다. 과체중 비율이 2.3%로 아시아 지역 평균치인 8.9%를 크게 하회한다. 심지어 2.5%의 아동은 영양 상황이 좋지 않아 성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인 ‘유아 소모(Childhood wasting, 혹은 급성 영양실조)’ 상태였다. 다만 영아동의 아동소모 상태와 굶주림 상황은 2000년 각각 12.2%와 51%에서 다소 개선했다.

5세 미만 북한 영유아의 영양상태. 짙은 주황색은 굶주림, 옅은 주황색은 급성 영양실조(유아 소모), 푸른색은 과체중률. [자료=2022 세계영양보고서]
    최지현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