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얼마나 빨리 발견 가능?(연구)

英연구팀 “최대 3년6개월 전” 못박아

치매의 간편한 조기 발견 방법이 쏟아지고 있으나, 언제 발견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 궁금증을 풀어주는 연구 결과가 영국에서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는 각종 검사 방법에 관한 연구 결과가 최근 국내외에서 잇따르고 있다. 도대체 얼마나 빨리 치매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일까? 이런 궁금증을 풀어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팀은 치매를 임상 진단에 앞서 최대 3.5년 더 빨리 발견할 수 있는 혈액 기반 검사법을 확립했다고 밝혔다. 알츠하이머병은 질병 초기 단계에서 신경발생(새로운 뇌세포 형성)이 늘어나게 한다. 신경발생은 학습∙기억에 관여하는 뇌 부위 해마(hippocampus)에서 일어난다.  신경발생이 늘어나는 근본적인 이유는 불분명하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이 겪는 신경퇴행(뇌세포 손실)에 대한 조기 보상 메커니즘일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팀은 뇌의 초기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기억력, 인지능력이 나빠지기 시작하는 가벼운 인지 장애(MCI) 환자 56명의 혈액을 몇 년에 걸쳐 수집해 분석했다. 이런 환자가 모두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로 진행되지는 않으나 일반인에 비해 훨씬 더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참가자 가운데 64%(36명)가 치매로 진단을 받았다.

연구 결과 수년에 걸쳐 진행되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혈액 검체는 세포 성장 및 분열을 줄이고, 예정 세포 사멸(세포가 죽도록 프로그래밍함)을 늘리는 과정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액 검체는 미성숙 뇌세포를 해마 뉴런으로 바꾸는 데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의 공동 제1저자인 킹스칼리지런던 정신의학∙심리학∙신경과학연구소(IoPPN) 알렉산드라 마루스작 박사는 “경증 인지장애 환자에게서 뽑은 혈액으로 뇌 세포를 치료하고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에 따라 세포가 혈액에 반응해 어떻게 변하는지 탐구했다”고 말했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어린 생쥐의 혈액이 해마의 신경발생을 개선해 나이든 쥐의 인지기능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인간의 뇌세포와 혈액을 사용해 접시에서 신경발생 과정을 모델링했다. 또  신체의 순환계가 새로운 뇌세포 형성, 즉 신경발생의 조절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증거를 처음으로 발견,  알츠하이머 발병을 초기에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연구의 공동 제1저자인 이현아 박사는 “아밀로이드 단백질, 타우 단백질의 축적 등 알츠하이머병의 전형적인 징후를 반영하는 다른 혈액 기반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끼지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의 임상시험을 위해 기억력에 문제가 있는 환자를 계층화하는 등 여러 분야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더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번 결과를 검증할 계획이다. 이 연구 결과((Predicting progression to Alzheimer’s disease with human hippocampal progenitors exposed to serum)는 국제학술지 《뇌(Brain)》에 실렸고 미국과학진흥회 포털 ‘유레카 얼럿’이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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