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뿌리 뽑는 ‘나노 항암제’… 지르코늄이 활성산소 방출 강화

[오늘의 건강]

해당 논문이 표지논문으로 게재된 미국화학회(ACS)의 ‘ACS 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 최근호. 그림은 지르코늄-89가 주입된 나노입자 항암제의 구조와 암세포 사멸 기작 모식도. [자료=한국원자력연구원]
오늘(20일)은 아침까지 수도권 등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비나 눈이 내릴 전망이다. 예상 적설량은 1~5㎝지만, 밤사이 내린 눈이 도로에 얼어붙으며 블랙아이스를 만들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5~4도, 낮 최고기온은 -3~8도로, 전날보다 5도가량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의 건강=‘나노 항암제’는 현재 도입 중인 3세대 면역 항암제를 뒤이을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나노입자 기술로 암세포까지 치료 물질을 확실하게 전달해 정밀하게 표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박정훈 박사 연구팀은 나노 항암제에 방사선 기술을 결합해 암 치료 효과를 획기적으로 높였다.

연구팀은 활성산소를 이용해 암세포의 유전 물질(DNA)을 파괴하는 나노 항암제를 개발했다. 100나노미터(nm, 10억 분의 1m) 크기의 나노입자는 내부는 산화티타늄, 외부는 산화망간으로 구성해 이중으로 활성산소를 내뿜도록 설계했다. 표면은 생체 단백질인 트랜스페린으로 코팅해 나노입자가 암세포와 잘 달라붙게 만들어 활성산소가 효과적으로 전달되게 돕는다.

다만, 이 구조만으론 활성산소 방출 강도가 약하기 때문에 암세포 사멸 효과가 미미하다. 보조 역할을 하는 산화망간은 산성 물질에 의해 분해되며 활성산소를 방출하는데, 암세포 주변의 환경은 약한 산성이기에 방출량이 적을 뿐 작용엔 별다른 문제가 없다.

문제는 주된 역할을 하는 산화티타늄이다. 무기물 광촉매인 산화티타늄은 항균작용에 쓰이는 대표적인 물질이지만, 활성산소를 방출하기 위해선 자외선이 필요하다. 따라서 체내에서 나노입자에 자외선을 공급해야 하는데, 연구팀은 이를 방사선 동위원소인 지르코늄-89(Zr-89)를 넣어 해결했다. 의료진단 용도로도 활용되는 Zr-89가 ‘체렌코프 효과’로 빛을 방출하며 자외선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체렌코프 효과란 고에너지 입자가 물이나 유전체와 같은 투명한 물질을 지날 때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움직이면서 방사선의 하나인 감마선을 방출해 청백색의 빛을 내는 현상으로, X선 촬영도 이를 이용한 것이다.

박정훈 박사는 “방사선과 나노기술을 융합해 Zr-89가 방출하는 감마선을 자외선으로 변환시키고 암세포 사멸에 활용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면서 “향후 대장암 세포주를 비롯해 폐암과 간암 등에 대한 전임상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르코늄-89가 도입된 티타늄-망간 나노입자 항암제 구조 [자료=한국원자력연구원]
(A) 티타늄 나노입자 (B) 티타늄-망간 나노입자 (C) 지르코늄-89 주입 티타늄-망간 나노입자 각각을 주입했을 때 암세포주 세포실험(위)과 동물실험에서의 암세포 사멸 효과. 연구의 최종 성과물인 (C)에서 사멸효과가 가장 좋다. [자료=한국원자력연구원]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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