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바이러스 때문?… ’10가지’ 병균 조심!

[오늘의 키워드] 감염성 비만

비만의 원인이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이기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다. 최근 10여 년 동안 미생물이나 바이러스의 감염이 비만을 유발하는 또다른 핵심 원인일 수 있다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만은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이기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다. 최근 10여 년 동안 미생물이나 바이러스의 감염이 비만을 유발하는 다른 핵심 원인일 수 있다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의학계에선 이를 ‘감염성 비만(Infectobesity)’이라고 부른다.

비만인 사람에게 ‘변명거리’를 주는 게 아니라 비만을 확실히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한 탐구 결과다. 사회, 환경, 유전, 생리학 등 다양한 요인으로 비만이 발생한다.

가톨릭대 생명공학과 남재환·나하나 교수에 따르면 비만을 유도한다고 알려진 감염성 병원체는  대략 10가지 정도다. 가장 먼저 확인된 것은 스크래피균이다. 이는 양과 염소에서 일명 ‘광우병’과 같은 뇌 질환을 유발한다. 개 홍역바이러스(CDV), 조류의 RAV-7과 SMAM-1, 쥐의 보르나바이러스(BDV) 등도 있지만, 이들 모두 사람에게 감염될 위협은 크진 않다.

사람에게 감염성 비만을 가장 흔하게 일으키는 병원체는 인간 아데노바이러스 종류다. 아데노바이러스(Ad)는 늦겨울부터 초여름까지 흔하게 유행하는 병원체다. 감염되면 대개 감기 몸살에 걸린 것 같은 증상을 보인다.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을 비롯해 열과 오한, 두통, 전신통이 2~5일가량 지속한다. 구역질이나 장염 등의 소화기 증상이나 결막염이 나타나기도 한다. 사람에 따라선 면역력이 건강해 별다른 증상 없이 지나가기도 한다.

특히 Ad-36이 가장 광범위한 영향을 준다. 미국 성인 중 비만군에선 30%, 정상체중에선 11%의 감염률(항체 보유)을 보인다. 국내 역시 유사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직은 Ad-36의 비만 유발 원리는 완전히 밝혀지지 않아 이를 목표로 하는 비만 치료제도 없는 실정이다. 대체로는 Ad-36이 비만세포 분화를 촉진하고 전신 염증을 유발해 비만을 부른다고 본다. 이 경우 운동을 해도 살이 잘 빠지지 않는데다  체지방이 많아도 혈관은 비교적 건강하고 혈당 수치도 양호하다.

비만세포의 비만 유발 과정(위)과 감염성 비만 병원체. [자료=《분자세포생물학뉴스》, ‘감염성 비만, Do you know Fat Bug?’]
    최지현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