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는 물보다 진할까?..형제 갈등 푸는 법

좋은 형제 관계, 외로움 줄이고 건강에도 유익

많은 형제자매들 사이에 갈등은 항상 일어난다. 피는 과연 물보다 진할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설 연휴에는 형제자매가 모여 가족의 정을 나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걸 새삼 느낀다. 피가 물보다 못할 때도 있다. 갈등이 벌어지면 ‘피를 나눴기 때문에’ 배신감을 더 느끼고 ‘원수’가 되는 수도 있다. 이럴 때 어찌해야 하는가.

미국 건강매체 ‘에브리데이헬스(Everyday Health)’가 영국 왕자 해리의 회고록 ‘스페어(Spare)’ 출간을 계기로 형 윌리엄과 동생 해리의 갈등에 대한 심리학자들의 조언을 정리했다. 한국 형제관계와 문화적 차이는 있을 수는 있지만 참고할만한 논의다.

윌리엄(40)과 해리(38) 형제는 1997년 어머니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죽음 이후 친근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해리는 윌리엄에 대해 “사랑하는 형제이자 최대의 적”이라고 묘사했다. 해리는 윌리엄이 자신을 물리적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많은 형제자매들 사이에 갈등은 항상 일어난다. 캘리포니아 뉴포트 비치 오션 리커버리의 임상 책임자인 캘리 하트만은 “성인 형제 간 갈등은 의견 대립, 적대 행동, 이해관계 상충 등에 의해 야기될 수 있는 불화의 한 형태”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의 해결되지 않은 문제, 다른 성격이나 가치관, 배신이나 불신을 일으키는 ‘가족 비밀’ 등이 발생 원인일 수 있다. 갈등은 논쟁, 공격성에 이르기까지 많은 다양한 행동을 수반할 수 있다.

형제 자매가 상대방에게 주어지는 관심이나 특권을 질투할 때, 특히 어린 시절에 갈등이 더 자주 나타난다는 게 하트만의 설명이다. 이런 인식이 형제 간 유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코넬대 연구원 칼 필러머 박사의 2019년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약 27%가 가족의 소원함을 경험하고 있다. 2017년 사회과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형제자매의 거의 30%가 ‘무관심’이며, 6%는 ‘적대’적이다.

컬럼비아대 겸임 교수인 헤이디 호슬리 박사는 “형제 관계는 매우 복잡하다”면서 “형제 관계가 좋더라도 삶의 환경과 관점, 역할의 변화가 있다면 매우 어려운 관계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결혼. 가족 구성원 변화, 아이 출생, 이사, 직장, 삶의 중대한 좌절 경험 등 삶의 변화가 형제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원인이 무엇이든 갈등을 해결하지 않은 채로 두면 더 많은 스트레스와 긴장이 이어진다.

형제 관계가(왕따나 학대 없이) 긍정적인 방식으로 유지될 때 건강에 유익하다. 서로 돕는 형제 관계가 정신 건강에 좋고, 외로움을 줄일 수 있다.

◇ 형제 간 충돌 해결법

형제는 많은 사랑이 있었고 세월을 같이 했기에 갈등을 헤쳐나갈 가치가 있다. 그간의 관계가 긍정적이라면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깊은 욕구가 있을 수 있다.

하트만은 “의사소통 의지, 짧더라도 빈번한 상호작용, 건설적인 대화 능력, 서로 입장에 대한 공감 등이 있으면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일이 자연스럽게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기에 몇가지 행동을 취해야 한다.

△ 경계 설정 = 모든 형제자매가 지킬 행동 및 의사소통 규칙을 설정하자
△ 기대감 이야기하기 = 형제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작용할지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누자
△ 적극적인 경청 연습 = 서로의 관점을 듣고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자
△ 공통의 목표에 집중 =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공유된 목표, 가치 또는 관심사에 집중하자
△ 필요할 때 사과 = 행동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이고 진심으로 사과하라.
△ 치료 세션 참석 = 가족 치료사는 갈등을 해결하고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는 데 도움을 준다

◇ 관계를 끊는 것이 더 나을 때

자신의 정신적, 신체적, 또는 감정적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형제자매와의 관계를 끊는 것이 최선의 길일 수도 있다.

“관계를 완전히 끊어야 할 때라는 것을 언제 어떻게 알 수 있는지는 개인의 상황에 달려 있습니다. 만약 지속적인 감정 조작, 신체적 학대 또는 해를 끼치는 파괴적인 행동이 있다면, 그 관계를 끝내는 것이 최선일 수도 있다”고 하트먼은 조언한다.

형제 자매와의 관계 단절이나 갈등 등은 슬픔의 감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감정을 인정하고 친구, 가족, 상담가의 도움을 받거나 새로운 취미생활을 해서 감정을 덜어내야 한다.

호슬리 박사는 ”형제 관계가 영원히 끝났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관계 단절에 영향을 미치는 현재의 문제나 상황은 믿음, 가치, 관계, 그리고 삶의 상황이 바뀌면서 미래에 해결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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