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고혈압, CT와 수술로 치료?

英 공동연구팀, ‘알도스테론 과잉 분비 고혈압’ 10분 안에 찾아내 치료 성공

부신(콩팥위샘) 에서 나오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인 알도스테론이 너무 많이 분비돼 발생하는 고혈압도 있다. 이 고혈압을 CT로 확인해 수술로 치료할 수 있게 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신(콩팥위샘)에 생긴 결절(작은 혹)을 신형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찾아내 수술로 없애면 특정 고혈압을 치료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런던퀸메리대 등 공동 연구팀은 부신 결절을 신형 CT로 찾아내 수술로 없앰으로써 스테로이드 호르몬인 알도스테론이 너무 많이 분비돼 발생하는 고혈압을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부신은 콩팥 위에 있는 한 쌍의 내분비기관으로 호르몬을 분비해 생명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혈압 가운데 90% 이상은 원인을 제대로 알 수 없다. 유전적인 요인(가족력)이 가장 많고 스트레스, 운동 부족, 흡연, 비만, 노화, 짜게 먹는 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고혈압 환자의 5% 이상은 호르몬을 분비하는 부신의 유전자 돌연변이로 알도스테론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돼 혈압이 높아진다.

알도스테론은 염분을 몸 안에 계속 남게 함으로써 혈압을 높인다. 혈중 알도스테론 수치가 높은 고혈압 환자는 일반적인 약물에 잘 듣지 않는다. 이런 약물 저항성 탓에 심장마비, 뇌졸중을 일으킬 위험이 높아진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런던퀸메리대 보리스 브라운 교수(내분비·고혈압)는 “알도스테론 생성 결절은 매우 작고 일반 CT 스캔에서는 지나치기 일쑤였으나 자체 개발한 신형 스캔으로 이 문제를 풀었다”고 말했다.

알도스테론의 과잉 분비가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뒤 수행된 이번 임상 연구에는 고혈압 환자 128명이 참가했다. 연구팀은 신형 CT 스캔으로 부신에 결절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소변 검사로 혈중 알도스테론 수치가 높은 것으로 확인된 고혈압 환자 24명 가운데 18명을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 환자는 수술 후 고혈압 약을 먹지 않고 정상이 됐다. 지금까지 이런 고혈압 환자의 99%는 치료받지 못했다. 스캔에는 알도스테론을 만드는 결절에만 달라붙는 방사성 염료를 짧은 시간 동안 투여했다. 부신의 결절은 10분 안에 찾을 수 있다.   

신형 CT 스캔은 카테터(풍선도자) 검사와 비슷한 정확도를 보이면서도 빠르고 환자에게 고통을 주지 않았다. 지금까지 카테터 검사로는 동맥절제술을 통해 어떤 고혈압 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었다. 연구팀은 “까다로운 카테터 검사를 하지 않고도 알도스테론을 만드는 결절을 찾아내는 방법에 대한 60년 묵은 꿈을 이뤘다”고 말했다. CT 스캔과 소변검사로 수술 후 혈압약을 끊을 수 있는 환자를 쉽게 가려낼 수 있게 됐다. 이번 연구에는 글라스고대·버밍엄대와 케임브리지병원·바츠병원 등도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Ten-minute scan enables detection and cure of the commonest cause of high blood pressure)는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실렸고 미국 과학포털 ‘사이언스데일리’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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