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 카페인 음료 마셔도 될까?

일시적 혈압 상승 유도, 고혈압 유발 근거는 부족

커피를 마시면 단기적으로 혈압이 상승할 수 있다. 하지만 적정량 섭취는 오히려 사망률 감소와 연관을 보인다. [사진=Aonip/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 사망 기여도 1위 질환은 ‘고혈압’이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기준 전 세계 사망의 약 20%가 고혈압 때문이었다.

고혈압이 이처럼 사망에 밀접한 까닭은 무엇일까? 혈압이 올라가면 혈관이 손상되고 염증 반응이 일어난다. 이로 인해 혈액이 전달되는 뇌, 심장, 콩팥 등 주요 장기에도 손상이 일어난다.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거나 터질 수도 있다. 뇌출혈, 뇌경색,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심혈관 질환을 일으켜 궁극적으로 사망 위험까지 높아진다.

고혈압은 발생 시 특별한 증상도 나타나지 않는다. 대전을지대병원 심장내과 박상현 교수는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지만, 잠에서 깨어나는 이른 아침에 뒷골이 당기는 듯한 두통이 나타난다면 고혈압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두통 때문에 혈압이 높아질 수 있으니, 두통이 없는 편안한 상태일 때 혈압을 재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고혈압이라면 원칙적으로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 약을 중단하면 혈압이 다시 상승하기 때문.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정상 혈압을 유지할 수 있다면, 약을 줄이거나 끊어볼 수 있다. 단, 증상이 없다고 안심하면 안 된다. 언제든 혈압이 다시 상승할 수 있으니 꾸준히 체크해야 한다.

고혈압약을 먹으면 일시적으로 콩팥 기능이 떨어질 수 있지만, 대부분 회복된다. 박 교수는 “약을 복용하지 않고 오랫동안 고혈압을 방치하면 만성콩팥병이 생길 수 있다”며 “콩팥 기능이 완전히 망가져 투석 받는 환자들이 있는데, 당뇨병과 고혈압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고혈압을 예방하려면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와 운동을 통한 체중 감량, 육류보다는 생선 및 과일, 채소 중심의 식사를 하는 식습관 등이 필요하다.

커피를 마시면 일시적으로 혈압이 높아질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혈압을 높인다거나 고혈압을 유발한다는 근거는 부족하다. 박 교수는 “커피를 적적량 섭취하면 사망률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미국에서 발표한 식생활 권고안에도 3~5잔의 커피는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고혈압 환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 커피에 크림, 설탕 등은 넣지 않는 것이 좋다. 커피를 마시면 두근거리고 잠을 자기 어려운 사람은 디카페인 커피가 권장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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