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감미료 넣은 가당음료, 남성탈모 원인?(연구)

중국 연구결과 놓고…美의료계, 찬반 의견 팽팽

끌어당기는 맛이 매우 강한 청량음료. 설탕과 감미료 등을 넣은 가당음료가 탈모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청량음료, 에너지음료 등 각종 가당음료(단 음료)가 남성형 탈모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칭화대 보건대학원(清華大學万科公共衛生與健康學院) 연구팀은 가당음료를 많이 마시면 남성형 탈모 환자가 될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가당음료는 천연당이 아닌 설탕, 감미료 등 첨가당을 넣어 만든 음료다. 탄산음료, 과일주스, 달달한 커피, 스포츠음료, 에너지음료 등이 이에 해당한다. 남성형 탈모는 흉터가 없고 서서히 발생하는 점진적 형태의 탈모다. 남성형 탈모가 생기는 나이가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발병률도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종전 연구에선 서구식 음식 섭취와 남성형 탈모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22년 1~4월 중국 본토의 18~45세 남성 1951명에게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다. 두피가 감염됐거나, 암에 걸렸거나, 신체 데이터가 비정상이거나, 설문에 대한 답변을 5분도 채 안돼 무성의하게 끝낸 참가자는 제외시켰다. 연구팀은 최종적으로 모발이 정상인 남성 436명과 남성형 탈모 환자인 남성 592명 등 총 1028명의 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27.8세였다.

연구 결과 남성형 탈모 환자의 주당 평균 가당음료 섭취량은 약 4293ml로 정상 모발을 가진 사람(약 2513ml)의 약 1.7배나 됐다. 남성형 탈모 환자는 튀김 음식, 설탕과 꿀,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더 많이 섭취하고 야채는 적게 섭취했다. 참가자의 약 45%는 가당음료를 하루에 한 번 이상 섭취했다. 또 이들은 주당 평균 약 11회 가당음료를 마셨고 주당 평균 약 3539ml를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 달 동안 가당음료를 전혀 마시지 않은 참가자는 약 12%에 그쳤다.

남성형 탈모 환자는 정상 모발을 가진 사람에 비해 교육 수준이 낮고 신체 활동이 적고 수면 시간이 짧았다. 이들은 심각한 불안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었고 탈모 치료를 받은 적도 있었다.

연구팀은 사회인구학적 요인, 모발 상태, 음식 섭취, 라이프스타일, 심리적 요인 등 교란 요인을 감안해 조정했다. 그런 뒤에도 가당음료를 많이 마시는 사람들은 남성형 탈모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주스, 청량음료, 에너지 음료, 스포츠 음료, 가당 차 음료는 남성형 탈모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교육 수준이 낮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는 사람들을 온라인 조사에서 제외해 표본 편향이 있는 등 연구에 몇 가지 한계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남성형 탈모의 정도에 따라 구분하지도 않았다. 중등도 또는 중증 남성형 탈모를 가진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이 연구 결과(The Association between Sugar-Sweetened Beverages and Male Pattern Hair Loss in Young Men)는 국제학술지 ≪영양소(nutirients)≫에 실렸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피부과 조지 코트사렐리스 박사는 “단 음료가 탈모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두가지가 실제로 상관 관계가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영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다. 그는 “탈모와 관련된 유전자가 단 음료를 더 많이 마시게 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내 진료 방식이나 탈모 환자에 대한 조언을 바꿀 생각은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주 외과의사이자 오렌지카운티 모발복원센터(Orange County Hair Restoration) 설립자인 켄 윌리엄 박사는 “연구는 상세하고 잘 설계됐지만, 설탕이 들어간 모든 음료를 없애는 것을 권장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고 건강에 좋은 식품군과 영양소를 섭취하고 흡연, 마약 복용, 지나친 알코올 섭취를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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