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수화물 식단, 당뇨환자 51% 치유?

환자 186명 33개월 추적 관찰

저탄수화물 식단으로 3년 안에 당뇨병 환자의 대다수가 정상을 되찾은 사례가 학계에 보고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2형 당뇨병 환자의 51%가 탄수화물 성분이 적게 든 음식(저탄수화물 식단)을 먹은 뒤 혈당 수치가 정상이 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노우드 외과(Norwood Surgery) 연구팀은 1차 진료에 기반한 코호트(동일집단) 연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영국 노우드 외과 데이비드 언윈 박사는 “저탄수화물 식단을 택한 당뇨병 환자의 약 77%가 발병 첫 해에 증상이 크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영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다.

연구팀은 최근 8년 동안 영국의 1차 진료클리닉 임상자료를 평가했다. 또 저탄수화물 식단 프로그램에 참여한 제2형 당뇨병 환자 186명을 평균 33개월 동안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환자의 체중과 당화혈색소 수치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수시로 알려줬다. 전화 통화 때는 저탄수화물 식단 준수 여부를 꼭 확인해 자극을 줬다.

그 결과 참가자의 약 97%가 혈당을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약 51%가 관해(remission, 증상 또는 수치가 좋아지거나 증상이 거의 없어지는 상태)  상태가 되어 정상을 회복했다. 이들은 대부분 당뇨병 약을 끊었다. 또 참가자 가운데 1~5년 전 당뇨병 진단을 받은 사람의 약 35%, 15년 전 당뇨병 진단을 받은 사람의 20%가 저탄수화물 식사를 한 뒤 관해에 도달했다. 참가자들은 평균 약 10kg의 체중 감소를 보였다. 추적관찰 기간 동안 평균 혈압, 중성지방(트리글리세라이드),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 등 수치도 크게 줄었다.

저탄수화물 식단의 혈당 조절 효과를 조사한 다른 연구에서는 대부분 이와 비슷한 결과를 내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런 차이가 환자와 의사의 신뢰, 장기적인 건강을 위한 체중 감량의 장점에 대한 열린 토론, 지속적인 지원 등으로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건강 개선 동기가 강한 환자만 저탄수화물 식단을 택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번에 편향된 결과가 나왔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당초 모집단으로 검토한 제2형 당뇨병 환자 473명 가운데 중 186명만이 저탄수화물 식이요법을 선택했고, 나머지는 이를 따르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는 대조군이 없었다.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약 80~90%는 과체중 또는 비만이다. 환자는 비만 수술을 받거나 칼로리 섭취를 줄이면 증상이 나아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쌀밥 등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녹색 잎채소와 과일, 생선, 달걀, 올리브 오일, 콩, 견과류, 저지방 요거트 등의 섭취를 늘리는 게 좋다. 이 연구 결과(What predicts drug-free type 2 diabetes remission? Insights from an 8-year general practice service evaluation of a lower carbohydrate diet with weight loss)는 ≪영국의학저널 영양 예방 및 건강(BMJ Nutrition Prevention & Health)≫에 실렸다.

앞서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연구 결과를 보면 저탄수화물 식단의 경우도 동물성 단백질보다는 식물성 단백질을 더 많이 충분히 먹어야 제2형 당뇨병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성 단백질을 주로 섭취한 사람은 약 30년 동안 제2형 당뇨병 위험이 약 6% 더 낮았다. 저탄수화물 식단을 유지하면서 동물성 단백질을 주로 섭취하는 사람은 식물성 단백질을 주로 섭취하는 사람보다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약 35% 더 높았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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