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접종에 30만 원?… 코로나19 백신가 줄인상 예상

화이자 이어 모더나도 가격 인상 준비

정부가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코로나19 2가 백신 접종 대상을 18세 이상 성인으로 전면 확대한 가운데 서울 관악구의 한 병원에서 모더나가 개발한 오미크론 BA1 변이 기반 2가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스1]
코로나19 백신 가격이 줄줄이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공급업체인 화이자에 이어 미국 모더나도 가격 인상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사로선 팬데믹 이후 상업 판매에 대비한 움직임이지만, 향후 충분한 면역력을 형성(2회 접종)하기 위해선 우리 돈으로 ’30만 원’ 가량의 거금이 필요해 고가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모더나는 미국 정부와의 공급 계약이 끝난 이후 코로나19 백신의 가격을 1회 접종에 110~130달러(약 13만 7000~16만 2000원)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모더나가 지난해 9월 당시 잠정적으로 매겼던 상업 가격인 1회 접종에 64~100달러(7만 9700~12만 4500원)보다 더욱 높아진 수준이다.

이날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한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는 취재진에게 이 같은 계획을 밝히면서 “이 정도의 가격이 코로나19 백신이 제공하는 가치와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우리 정부와 마찬가지로 모더나와 화이자 등이 미국에서 유통하는 코로나19 백신을 전량 구매해 시민들에게 무료로 접종하고 있다.

모더나가 현재 미국 정부에 공급하는 가격은 1회 접종에 26달러(약 3만 2000원) 수준이다. 지난해 7월 계약한 것으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일부 조정한 백신이다. 2020년 당시 회사는 백신 개발·연구비를 지원받는 조건으로 미국 정부와 최초 공급가를 1회 접종에 15~16달러 수준에 계약한 바 있다.

모더나와 화이자 등 주요 코로나19 백신 생산사는 올해 가을 추가 백신 접종 시기를 앞두고 병원·약국 등과 상업적 유통을 위해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에 제시한 상업 판매 가격 역시 이를 위한 것이다.

화이자가 먼저 코로나19 백신 가격 인상을 위해 움직였다. 지난해 10월 말 화이자는 미국 정부와의 공급 계약이 만료하는 올해 1분기(1~3월)부터 자사의 코로나19 백신(코미나티주) 가격을 1회 접종에 110~130달러 내외로 책정할 것이라 예고했다. 화이자 역시 2020년 최초 공급가 19.5달러에서 2021년 24달러, 2022년 30.48달러로 백신 가격을 꾸준히 높여왔다.

이들 회사의 코로나19 백신은 2020년 당시 최초 공급가부터 여러 차례 고가 논란을 받기도 했다. 또 다른 코로나19 백신 개발·제조사인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는 공익을 위해 상업적 이익을 포기하겠다면서 1회 접종에 5~7달러 수준의 가격을 책정했기 때문이다.

다만 1회 접종에 130달러 내외의 상업적 판매 가격은 미국 의료체계상 일반적인 수준이란 지적도 있다. 미국 내 백신 가격은 △독감 50~95달러 △폐렴 141달러 △간염 145달러 △대상포진 205달러 정도이기 때문이다.

향후 모더나와 화이자의 가격 정책은 국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 백신 국산화 등의 대책이 요구된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계약 내 비밀 유지 조항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의 정확한 공급가격은 공개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대체로 각 사가 미국 정부와 계약했던 가격과 엇비슷한 수준에서 공급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해 초 질병관리청과 화이자가 체결한 계약의 경우, 총구매량과 전체 구매비용(1000만 회분에 2000억 원)이 공개된 바 있다. 이는 1회 접종에 2만 원(14달러)꼴이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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