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증, 맞춤형 표적치료 가능해진다”

진단에 7~8년 걸리는 자궁내막증 관련 17만여개 세포 지도화에 성공

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 조직(자궁선과 기질)이 자궁 밖 조직에 부착해 증식하는 것을 말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궁내막증과 관련된 다양한 세포 변화를 유형별로 분류하고 프로파일링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자궁내막증으로 고생하는 수 백 만 명의 여성에게 맞춤형 표적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게임체인저’라는 자평까지 나왔다. 9일(현지시간) 《네이처 유전학》에 발표된 미국 시더스-시나이 병원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영국 가디언이 보도한 내용이다.

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 조직(자궁선과 기질)이 자궁 밖 조직에 증식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난소, 나팔관, 복강에서 자라며 장과 방광의 기능 장애와 만성적 통증, 불임, 두통, 피로를 안겨준다. 여성 10명 중 1명이 이 질환의 영향을 받을 만큼 흔하지만 진단을 받는데 평균 7~8년이 걸린다.

연구책임자인 시더스 시나이 병원의 케이트 로런슨 교수(산부인과)는 “자궁내막증은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을 방해하는 제한된 세포 데이터 때문에 부분적으로 연구가 덜 된 질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병은 몸 전체를 돌아다닐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면에서 암과 같은 작용한다”며 “자궁내막증은 암이 되는 일이 드물면서도 왜 암처럼 행동하는 걸까요?”라고 말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연구진은 21명의 환자들로부터 40만개 이상의 세포를 분석했다. 그들 중 일부는 자궁내막증을 앓고 있었고 다른 일부는 질병이 없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자궁내막증과 관련된 17만6000개 세포의 분자 변화를 분류하고 그 세포 유형을 프로파일링 할 수 있게 ‘지도화’ 했다.

로런슨 교수는 “대규모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프로젝트는 암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하고 표적 치료제를 설계하는 데 엄청난 도움이 됐다”면서 “우리는 그것이 자궁내막증에도 같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복막질환과 난소 자궁내막종 같은 자궁내막증의 주요 아형의 본질적 차이를 분석해내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전세계 연구진이 이를 공유하면 자궁내막증 환자들을 위한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진단과 치료로 이어질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진정한 게임체인저”라고 그는 자평했다.

자궁내막증 치료는 현재 낭종 및 병변의 외과적 제거, 통증 완화, 피임약이나 자궁내삽입시스템(IUS)을 활용한 호르몬 요법으로 제한되며 환자에 따라 치료성패가 많이 엇갈린다. 심각한 경우엔 난소나 자궁을 제거해야 한다.

이 연구는 암과 마찬가지로 더 표적화한 치료법의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한다. 시더스-시나이 병원 연구진은 이번에 작성된 세포지도를 토대로 동물 대상의 표적화 치료법 연구에 착수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8-022-01254-1.epdf)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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