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운동 효과?… ‘의사’와도 상의하라!

영국서 '임계능력' 기반 '운동처방' 효과 입증

최근 몇 년 새 해외에선 의사의 운동 처방을 장려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브리검영대 연구팀은 ‘임계 능력’에 초점을 맞춰 환자별로 정확히 필요한 운동량을 맞춤 처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몇 년 새 해외에선 의사의 운동 처방을 장려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환자들에게 얼마나 자주, 오래, 열심히 운동해야 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지를 약과 같이 처방하자는 것.

미국 건강미디어 ‘웹엠디’에 의하면 브리검영대 연구팀은 의사들이 혈압을 낮추거나 체중을 줄이는 등 특정한 건강 개선을 위한 운동 계획을 처방함으로써 운동 처방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대학 제이슨 기포드 교수(운동과학)는 “우리는 운동을 약처럼 일관적이고 정확하게 처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걸 연구 결과가 시사한다”고 말했다.

«운동 치료»라는 책을 쓴 조던 메츨은 “운동이 건강하고 장수하는 삶을 위한 방법임을 수세기 동안 알고 있었지만 운동의 의학적 가치를 인식한 것은 70여년 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넬대 의대가  ‘하루 30분 운동’이란 획일적인 조언이 아닌 운동처방법을 가르치는 연례 세미나를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는 “움직임이라는 ‘약’은 예방 건강의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형태 중 하나”라면서 “의료계가 환자들을 위한 운동 처방에 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전까진 의사를 비롯한 의료계가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해 운동을 처방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얼마 전 영국 옥스포드대 연구팀은 의사들이 체중 감량에 대한 조언이 모호하고 실제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브리검영대 연구팀은 ‘임계 능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환자별로 임계 능력 혹은 최대치의 정상 능력을 측정해 정확히 필요한 운동량을 맞춤 처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임계치는 오랫동안 지속가능한 속도를 유지하면서,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연구팀은 흔히 사용하는 기준인 VO2 max (최대산소 섭취량) 대신 임계치를 중심으로 운동계획을 만들어내는 것이 건강 결과를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에선 성인 22명이 8주간 중간 강도 훈련 혹은 고강도 인터벌 훈련을 이수했다. 참여자들의 운동 강도 수준은 최대산소섭취량을 기준으로 했다. 두 그룹 모두 지구력이 향상됐으나 결과는 사람마다 크게 달랐다. 이 같은 결과는 임계 능력의 개인적 차이로 설명될 수 있다.

기포드 교수는 “운동기준을 최대산소섭취량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거의 유일하게 여기에만 초점을 맞춘 탓에 잠재적으로 유용한 많은 치료법이 배제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계 능력은 사람마다, 심지어 비슷한 최대산소섭취량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도 많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두 명이 동일한 최대산소섭취량을 가졌다고 가정하자”면서 “똑같이 최대산소섭취량의 70% 수준으로 운동을 진행하면, 한 사람에게는 임계능력 이상이 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는 운동 강도가 자신의 임계 능력보다 낮아서 운동이 쉽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포드 교수는 복잡하고 어려운 측정법을 따르지 않더라도, 스스로 임계능력을 ‘느끼면서’ 운동량을 정할 때 운동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든 운동을 하는 것이라고도 연구팀은 강조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포드 교수는 “임계 능력 아래에서 대사 스트레스 요인은 잘 관리되고, (스트레스 요인이) 증가된 상태지만 안정적 수준으로 유지된다”고 말했다. 임계능력 이상에서는 대사 스트레스 요인이 너무 빨리 생성돼 통제할 수 없고, 실패를 유발하는 매우 높은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축적된다

자신의 임계 능력을 아는 것은 이런 스트레스 요인들이 어떻게 쌓일지 예측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적절한 스트레스를 제공하는 운동 프로그램을 맞춤화할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같은 프로그램은 심장마비나 폐 질환에서 회복하는 재활 환자들에게 사용될 수 있다. 혹은 노인들이 지구력과 신체 기능 향상에도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임계 능력은 새로운 개념은 아니지만, 이전에는 측정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운동 생리학자나 의료 전문가들 사이에서 과소평가되기도 했다. 기포드 교수는 일반적으로 운동량의 기준으로 삼는 ‘최대 심박수’가 오히려 더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기포드 교수는 이 대신 운동하면서 스스로 임계능력을 ‘느끼는’ 방법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복잡하고 어려운 측정법을 따르지 않더라도, 자신의 임계능력을 염두에 두고 운동량을 정할 때 운동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포드 교수에 따르면, 운동 수준이 임계능력을 밑돈다면 운동이 힘들긴 하지만 자신의 통제 아래 있다고 느낀다. 반면, 임계능력 이상일 땐 해당 동작이 실패할 때까지 약 2~15분까지 호흡과 심박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연구팀은 ‘임계능력을 모른다’는 말이 운동을 미루는 핑계가 될 순 없다고 말한다. 임계능력을 모른다고 해도 우선 운동을 시작할 것을 추천했다. 운동의 묘미는 임계능력에 맞춰 운동량을 미세 조정하지 않아도 건강에 이점을 볼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약’이라는 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든 운동을 하는 것이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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