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병’이 뭐지?…현대 질병의 원인

앉아있는 시간 길수록 비만, 고혈압, 암 위험 등 증가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의자병’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사진= Liudmila Chernetska
/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김지나(39) 씨는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1시간 반 정도 자가용을 몰고 출근한다. 사무실에 도착하면 점심시간이 될 때까지 자리에 머문다. 점심시간 구내식당으로 이동해 식사를 마친 뒤 커피타임을 갖고 다시 퇴근 시간까지 앉아서 시간을 보낸다. 퇴근길 또 다시 차를 몰고 집으로 귀가하면 저녁 식사를 하고 소파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지나 씨는 식사를 하러 가거나 화장실을 가는 잠깐의 이동시간을 제외하고 이처럼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보낸다. 지나 씨만이 아니다. 2020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하루 평균 8.6시간 좌식생활을 한다. 매년 앉아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신종 질환인 ‘의자병’으로 이어진다. 의자병은 정식 진단병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오래 앉아있는 생활이 여러 질환으로 이어지는 것을 의자병(sitting disease)으로 명명했다.

의자병은 하루의 상당 시간을 의자에 앉아 보내는 생활 때문에 발생하는 각종 질환을 의미한다.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거북목, 척추질환, 손목터널증후군, 하지정맥류, 치질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현대인의 생활습관에서 비롯된 질환을 총칭하는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앉아있는 자세는 인간의 몸 구조에 적합하지 않다. 사람의 신체 구조는 직립에 적합하기 때문에 오래 앉아있으면 척추에 체중이 실리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며 근육이 약해지고 대사기능이 떨어지는 등 몸에 이상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주로 앉아서 지낸다는 의미를 담은 영단어는 ‘세든테리(sedentary)’다. 세든테리 생활을 우려하는 다양한 연구결과들이 있다.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실린 연구에 의하면 앉아서 TV 시청을 하는 시간이 길수록 치매 위험이 증가했다.

미국의 한 통계자료에서는 암 발생과 오래 앉아있는 생활 사이의 상관성이 확인됐다. 미국암학회에 의하면 매일 6시간 이상 앉아있는 사람은 3시간 미만으로 앉아있는 사람보다 사망률이 19% 높다. 캐나다 컬거리대 연구팀은 비활동적인 성인이 활동적인 성인보다 뇌졸중 발병 위험이 4배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 세든테리 생활과 당뇨, 심장마비와의 상관관계를 밝힌 연구결과도 있다.

활동량이 줄어드는 만큼 비만 위험이 높아지고, 이는 비만 관련질환인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근골격계 질환, 심혈관 질환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올겨울처럼 강추위가 연일 이어지는 시기에는 활동량이 더욱 줄어든다. 의자병을 예방하려면 꼭 헬스장에서 본격적인 운동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틈날 때마다 움직이고 스트레칭을 하고 걷는 것으로도 상당 부분 예방 가능하다.

업무를 보는 동안에는 한 시간 단위로 진동 알람을 맞춰두고 알람이 울리면 5분간 일어나거나 스트레칭을 하거나 걷도록 한다. 이동 시에는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집에서 TV를 볼 땐 자주 일어나 몸을 움직이며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도록 한다.

앉아있을 땐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구부정한 자세는 허리 디스크로 이어지니,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밀어 넣고 허리는 등받이에 밀착시킨 상태로 반듯하게 세워야 한다. 필요하다면 허리에 쿠션을 받치거나 발 받침대를 사용하도록 한다.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컴퓨터 모니터를 보다보면 구부린 자세가 되기 쉬운데 의식적으로 자세를 교정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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