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오진 많은 ‘자살 두통’이란?…편두통과 흔히 혼동

참기 힘든 두통에 환자 절반 가량 스스로 목숨 끊어

군발두통 여성은 남성에 비해 더 길고 만성적인 증상을 경험할 수 있지만 오진이 많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자살 두통’은 머리가 너무 아파 차라리 자살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참기 힘든 두통이다. 의학용어로는 ‘군발두통(Cluster Headache)’이라고 한다. 시카고 세인트 조셉 병원의 두통 부서의 책임자인 멀리 다이아몬드 박사는 “역사적으로 약 절반의 환자들이 고통이 너무 심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말했다.

군발두통은 여성 환자의 경우 오진이 남성에 비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건강매체 ‘에브리데이헬스(everydayhealth)’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그 이유에 대해 보도했다.

미국 신경학회의 ‘신경학(Neurology)’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군발두통 여성은 남성에 비해 더 길고 만성적인 증상을 경험할 수 있지만 오진이 많다. 이 연구의 저자 안드레아 C 벌린 박사는 ”군발두통은 편두통과 유사한 측면이 있어 여성들의 경우 여전히 오진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군발두통은 남녀 성비가 6 대 1로 여겨졌지만 수십년 동안 1.3 대 1로 변했다”면서 “ 남성에게 군발두통이 많다는 생각이 오진의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스탠포드대 의학부 신경학 및 신경과학 교수인 로버트 코완 박사는 “군발두통은 시상하부(호르몬을 생산하는 뇌의 한 부분)에서 비롯되거나 조절되는 질환으로 간주된다”면서 ”시상하부에는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수용체가 풍부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여성의 군발두통이 편두통의 증상과 유사한 점이 있어 오진이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전형적인 군발두통은 15분∼3시간 지속될 수 있으나 편두통은 4∼72시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미국두통협회 전자미디어위원회 공동의장 나다 힌디예 박사가 말했다. 또 군발두통은 머리의 측면에서만 일어나지만 편두통은 전체에 걸쳐 일어날 수 있다. 군발 두통은 눈꺼풀 처짐, 붉은 눈, 코막힘, 얼굴이나 귀의 홍조 등을 일으킨다.

분당제생병원 김병수 과장(제1 저자)과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조수진 교수(교신 저자) 등으로 구성된 다기관 공동연구팀의 ‘군발두통의 진단 지연과 예측인자’란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군발두통 첫 진단에 걸린 시간은 평균 5.7년이었다. 전체 환자 중 69%가 발병 후 진단까지 1년 이상, 36%는 7년 이상이 걸렸다.

군발두통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 환자들에게 우울증이 동반되는 사례가 증가했고 특히 진단 지연 기간이 7~10년인 환자군에서는 자살 충동이 있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36.3%였다. 이는 군발두통이 뇌 질환의 일종으로 두통 발생과 정서 조절에 관련된 신경생물학과 해부학적 특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지원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