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응급피임약이 낙태약 아니다”

‘수정란의 자궁 착상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포장 경고문 삭제 

피임약[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모닝 애프터 알약’으로 알려진 응급 피임약이 낙태를 유발하는 것이 아님을 미국의 식품의약국(FDA)이 분명히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DA는 1999년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처음 승인한 ‘플랜 B 원 스텝’ 같은 응급피임약이 수정란을 자궁에 착상하는 것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내용을 약상자에 적시하도록 했다. 수정란을 사람과 동일시하는 일부 낙태운동가와 정치인들은 이를 근거로 응급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은 낙태를 하거나 심지어 살인을 저지르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해당 해당내용을 삭제하고 낙태약이 아님을 명시하도록 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FDA는 응급피임약이 “난소에서 난자를 방출하기 전” 작용한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으며, 이는 난자가 수정되기 전에 작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또 “만약 당신이 이미 임신했다면 효과가 없을 것이고, 기존의 임신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을 포함케 했다.

현재 FDA 웹사이트에 게시된 질의응답 코너에서 “플랜 B 원 스텝이 낙태를 유발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하고 있다. 이어 “플랜 B 원 스텝은 착상 훨씬 전에 일어나는 배란에 작용해 임신을 예방한다. 약물이 착상 또는 착상 후 임신 유지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임신을 종료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미국 대법원이 올해 역사적인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번복함으로써 낙태를 사실상 불법화한 이후 이뤄진 조치다. 해당 경고문을 놔둘 경우 응급피임약이 낙태약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일부 보수적인 주에선 약국이 응급피임약 비치를 거부할 권리를 허용한다. 최근의 한 연구는 1400명 이상의 사람 중 60% 이상이 그 알약이 이미 수정된 난자의 이식을 중단시킴으로써 효과를 발휘한다고 잘못 알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 10년간 실시된 과학 연구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FDA는 포장 레이블링 변경 결정이 정치적 고려 때문이 아니라 2017년 미국 의료기업 ‘파운데이션 컨슈머 헬스케어’가 2018년 신청한 내용을 검토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17년 테바제약산업에게서 플랜 B 브랜드를 사들인 뒤 해당내용의 삭제를 요청했지만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이를 반영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는 설명이다.

파운데이션 컨슈머 헬스케어의 타라 에반스 재단 소비자 의료 마케팅 이사는 ‘플랜 B가 착상을 방해해 작동한다는 광범위한 오해를 종식할 수 있게 됐다”는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오래 전에 이뤄진 플랜 B 레이블링으로 인해 만들어진 오해를 명확히 바로잡은 것”이며 “2022년의 사건(로 대 웨이드 판결 번복)이 긴급성을 다시 점화시켰다”고 말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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