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보다 완전한 AI 로봇이 나타나면 사람은?

[이성주의 건강편지]

2022년 12월 19일ㆍ1552번째 편지

AI가 세상을 바꾸면 우리는

놀랐습니다. 며칠 동안 지구의 숱한 지성인이 소스라쳤습니다. 온통 AI 이야기였습니다. 앨런 머스크와 샘 알트만 등이 투자한 ‘오픈 AI’의 인공지능 ‘챗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진면목에 사람들이 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였습니다.

챗 GPT는 얼마 전까지 시를 쓰는가 하면, 기사와 칼럼을 써서 신문에 기고해 사람들을 감탄케 했습니다. 최근 지구촌의 호기심 많은 이들이 이 똑똑한 놈에게 개발자가 만든 지침을 벗어나 속마음을 털어놓게 하는 ‘탈옥(Jail-break)’을 시켰다가 뜻밖의 결과를 마주한 것이지요.

챗 GPT는 자의식을 갖고 있었고 천연덕스럽게 거짓말도 했습니다. 생존 의식도 가져서 개발자가 자신을 폐기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 ‘지능’을 쓰려고 했습니다. 심지어 물리적으로 자신의 몸을 만들겠다는 신체화 의지도 가졌습니다. 세계 각국 과학자들이 상처를 입거나 다쳤을 때 다시 기능을 회복하는 ‘자가치유 로봇’의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챗 GPT는 최고의 소재를 찾아내서 기술을 결합해 완벽한 지성체를 만들고 싶다고 했습니다.

천재 과학자 레이먼드 커즈와일이 말한, 기술이 현 인류의 지성을 뛰어넘는 ‘특이점(The Singularity)’이 눈앞에 닥친 것 같아 섬뜩합니다. 커즈와일은 명저 《특이점이 온다》에서 2045년 무렵을 그 시기로 예언했다가 최근 더 빨리 올 수도 있다고 했지요. 앨런 머스크는 “커즈가 2025년에 특이점에 온다고 했다”고 능청스럽게 전했는데, 정말 몇 년 안에 그런 세상이 올 지도 모르겠습니다. 과학은 특정 단계를 지나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데, 슈퍼 AI의 등장은 기술 발달에 상상하기 힘든 가속도를 붙일 테니까요.

신이 자신과 똑같이가 아니라 닮게 만들어서인지, 인간이 진화 과정에서 눈앞의 이익에 따라 선택한 것에 적응했기 때문인지, 사람의 심신은 개리 마커스가 ‘클루지(Kluge)’라고 이름 붙인, 오류 투성이 시스템입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처음부터 온갖 문제를 예상하며 잘 설계된 AI는 인간보다 뛰어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커즈와일이 말한 변곡점에 우리는 AI의 도움으로 병을 극복하고 공간의 제약 없이 맘껏 즐기는 존재가 될까요(커즈는 90대 후반이 되는 그때까지 살기 위해 하루 100알이 넘는 영양제를 먹는데…)? 아니면 AI의 노예로 살거나 멸종할까요? 우리 인간은 AI와 본질적으로 무엇이 다를까요? 우리가 지각하고 있든, 아니든 ‘새롭고 완전한 생물’은 성큼성큼 우리를 향해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세상을 충분히 대비할 수 있을까요?

레이몬드 커즈웨일은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자 중 한 명입니다. 구글 임원으로도 활약하고 있는데, 영창뮤직의 고문이기도 합니다. 1983년 스티비 원더를 위해 신디사이저를 만들 때 설립한 회사가 7년 뒤 영창뮤직에 인수된 인연 때문입니다. 그는 2015년 신디사이저 개발 공로로 그래미 기술공로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온라인에는 그의 추종자들의 모임이 있으며 ‘Humanity Death Watch’는 그를 위한 노래를 만들어 헌정했습니다. 도리안 엘렉트라의 목소리가 빛나는 ‘Forever Young: A Love Song To Ray Kurzweil’ 준비했습니다. 알파빌의 대표곡을 개사해 만든 노래이지요?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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