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위험 ‘조기 유방암’ 치료 의약품은?

CDK4·6 억제제 최초 허가...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서 적응증 확대

[사진=한국릴리]
한국릴리의 유방암 치료제 ‘버제니오(아베마시클립)’가 재발 고위험 조기 유방암 약물로 허가받았다. 지난 2019년 5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로 허가 받은 이후, 3년 만에 조기 유방암 약물로 적응증을 확대했다. 재발 고위험 조기 유방암 환자를 위한 최초의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CDK) 4,6억제제가 도입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세포 분열과 증식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CDK 4,6을 선별적으로 억제해 암세포 증식을 막는 치료제인 셈이다.

한국릴리는 CDK 4,6 억제제 버제니오의 재발 고위험 조기 유방암 적응증 허가확대 기념 간담회를 14일 개최했다. 지난달 18일 호르몬 수용체 양성, 사람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2음성(HR+/HER2-), 림프절 양성의 재발 위험이 높은 조기 유방암 성인 환자의 보조 치료로서 내분비 요법과 병용하는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다.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손주혁 교수는 이 자리에서 재발 고위험 조기 유방암 환자의 의학적 미충족 수요와 식약처 허가 배경이 된 임상 연구(monarchE)에 대해 설명했다.

손 교수는 “국내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여성암인 유방암은 검진 활성화 등 영향으로 대부분 조기에 진단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흔한 아형인 HR+/HER2- 환자의 표준 치료는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해 보조 내분비요법을 시행하는 것이었다”면서 “조기 유방암의 예후는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고위험 환자들은 재발 가능성이 높아서 장기 생존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기 유방암 환자에게 1차 치료 이후 재발이 진행되는 시기는 주로 초기 1~2년이다. 재발과 사망 위험을 낮추기 위해 보다 효과적인 수술 후 보조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2000년대 초기 아로마타제 억제제가 도입된 이후에 HR+/HER2- 조기 유방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 옵션이 부재해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 일반적인 조기 유방암 환자 생존율은 90% 이상이다. 그러나 △림프절 양성인 경우 △종양 등급이 높은 경우 △종양 크기가 큰 경우 △세포 증식 속도가 빠른 경우 등 재발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환자는 원격 재발과 사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손 교수는 “버제니오 임상시험은 HR+/HER2- 조기 유방암의 보조 치료로서 내분비요법과 병용하는 치료제로 약 20년 만에 성공적인 결과를 확인한 유일한 연구”라고 말했다.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버제니오+내분비요법은 내분비요법 단독치료 대비 침습적 무질병 생존율(IDFS) 지표를 통한 재발위험 감소 결과 뿐 아니라, 원격 무재발 생존율(DRFS) 지표를 통해 원격 재발위험 감소 결과도 확인됐다.

또한 최근 발표된 4년 추적데이터는 전체 환자군에서 버제니오+내분비요법은 재발 위험을 내분비요법 단독 대비 약 34% 감소시켰다. 원격 재발 위험 또한 약 34%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손 교수는 “버제니오+내분비요법과 내분비요법 단독치료의 침습적 무질병 생존율과 원격 무재발 생존율 격차는 4년 추적 기간까지 지속적으로 커졌다. 이는 2년 간의 수술 후 보조요법을 마친 이후에도 버제니오의 치료 혜택이 계속해서 유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방암은 대부분 유두를 중심으로 방사상으로 나열된 15~20개 유관과 소엽에 있는 세포, 그 중에서도 유관세포에서 많이 발생한다. WHO에 따르면 한해 전세계적으로 210만명이 유방암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2018년 기준으로 약 62만7000명 여성이 유방암으로 인해 사망했다.

국내에서는 여성 유방암이 지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 유방암 환자는 6000명 정도에서 2020년 2만9000여명 정도로 20년 사이에 5배 증가했다. 10만명당 발병 횟수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 더 높으며 국내도 당분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조기 유방암으로 분류되는 0~2기 환자 비율은 2019년 기준 92.2%로 전체 유방암 대부분을 차지한다. 0~1기 비율은 61.6%로 2010년 이후 전체 유방암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조기 유방암은 암이 유방 혹은 겨드랑이 근처 림프절에만 발견되고 신체 다른 부분으로 전이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장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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