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만 요란한 ‘디지털 치료기기’, 올해중 1호 허가는 물건너가

10여 품목 임상 진행…45일내 신속허가 적용해도 올해는 불가능

전세계 디지털 치료기기 1호 제품인 페어 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이 ‘리셋’ 홍보 이미지

정부와 업계 차원에서 디지털 치료기기 육성 및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올해 안에 1호 허가 품목 배출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임상을 진행 중인 품목은 10여 개 있지만, 13일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를 신청한 품목은 단 한 개도 없기 때문이다.

디지털 치료기기(Digital therapeutics, DTx)는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 기반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의미한다. 합성의약품, 바이오의약품과 달리 비대면 치료가 가능하며 독성과 부작용이 없어 안전하게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의료‧헬스케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2017년 페어 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의 중독 치료용 애플리케이션 ‘리셋’이 미국 FDA로부터 최초 허가를 받은 이후 현재 20종이 넘고 있다

리셋은 알코올, 코카인, 대마 같은 물질에 대한 중독과 의존성을 치료하기 위해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만 사용할 수 있는 처방 디지털 치료기기(PDT·Prescription Digital Therapeutics)이다. 스마트폰 앱 형태로 제공된다.

식약처는 지난 2019년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 의료기기 지원법 제정을 통해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 2020년 신속심사제도를 도입해 품목허가를 신청한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해서는 허가심사 기간을 45일이내로 단축하기로 했다.

디지털 치료기기 육성 밎 지원정책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약물중독·우울증·불면증·만성질환 등 다양한 질환 치료를 위한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로 허가받기 위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소프트웨어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인증을 위해서는 사용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야 하고 의약품과 유사한 임상 테스트를 통해 유효성을 입증해야 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현재 10여 개 디지털 치료기기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 업체들은 임상시험 계획 신청, 임상시험 승인, 임상시험 돌입 등 개발 과정 공개를 통해 올해중 디지털 치료기기 1호 품목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겨 주었다.

하지만 임상시험 진행 과정에서 기대한 만큼의 효과가 입증이 안되는 등의 요인으로 인해 임상 종료는 단 한 품목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신속허가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임상을 마치고 허가신청을 한 품목이 하나도 없다”며 “45일이내에 신속 심사 허가를 한다고 해도 올해안에 허가받은 품목이 나올 수 없고, 내년 상반기중에 ‘디지털 치료기기기’ 국내 1호 허가품목이 나올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김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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