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조금만’ 높아도 혈관 ‘굳기’ 시작한다

'당뇨 진단 전'이라도 '동맥경화 예방' 노력 동일

최근 강북삼성병원 연구팀은 혈당이 정상보다 조금만 더 높은 수준에서도 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입증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혈당과 혈압이 밀접한 관계라는 점은 널리 알려졌지만, 둘 중 하나가 얼마나 안 좋을 때부터 서로 영향을 미칠지는 정확히 알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한 연구 결과는 혈당이 정상보다 조금만 더 높은 수준에서도 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는 강북삼성병원 서울건진센터 최인영 교수와 데이터관리센터 류승호·장유수 교수팀의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혈당 기준이 ‘당뇨병 전 단계’ 수준이라도 ‘관상동맥 석회화’ 위험도가 높아진다고 확인했다.

당뇨병 전 단계란 당뇨병 진단이 나오진 않아도 정상보다 혈당 수치가 높은 상태를 말한다. △공복 혈당 100~125mg/dL △당화혈색소 5.7~6.4% △포도당부하검사 후 혈당 140~199mg/dL(내당능장애)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당뇨병 전 단계다.

연구팀은 2011~2019년까지 관상동맥 석회화 CT(컴퓨터 단층촬영) 검사를 포함한 건강검진을 2번 이상 받은 성인 남녀 4만 1100명의 공복 혈당, 당화혈색소 수치를 기준으로 관상동맥 석회화 진행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당화혈색소가 정상보다 높은 경우 2.5% △공복 혈당이 높은 경우 3.1% △두 가지 모두 높은 경우 5.4%나 관상동맥 석회화 진행률이 높았다. 이는 어떤 기준으로 혈당을 측정하더라도 정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혈관 건강도 함께 나빠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관상동맥 석회화란 심장 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관상동맥)에 석회 덩어리(칼슘과 노폐물의 침착물)가 끼는 증상이다. 석회 덩어리는 동맥경화(중상경화증)가 생기면서 같이 발생한다.

통상적으로 관상동맥 석회화가 진행했다는 말은 동맥경화 증상이 있다는 의미다. 동맥경화는 연쇄적으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고 최악의 경우 돌연사로 이어진다.

최인영 교수는 “당뇨병은 심혈관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고 많이 알려졌지만, 당뇨병 전 단계에서는 알려진 바가 적어 간과하기 쉽다”면서 “설사 공복 혈당과 당화혈색소 검사 결과가 불일치하더라도 둘 중 하나가 정상보다 높은 수준이라면 당뇨병 환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동맥경화증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Diabetes Obesity & Metabolism’ 최근호에 발표됐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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