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나쁘기만 할까? 헤르페스 억제 효과 확인

비만 여성과 마른 여성, 질 내 공생미생물 구성 달라

비만은 만병의 근원으로 알려져 있지만 때에 따라 질환 예방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Mikhail Spaskov/게티이미지뱅크]
생식기관에 주로 감염을 일으키는 ‘2형 헤르페스’를 억제하는데 ‘비만’이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이흥규 교수팀이 동물실험을 진행해 이를 확인했다. 비만이 2형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 초기에 저항성을 높인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헤르페스는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돼 물집이 생기는 질환이다. 1형 헤르페스는 감기에 걸리거나 피곤할 때 입가에 주로 발생하며, 2형 헤르페스는 성경험과 연관돼 주로 성기 주변에 나타난다.

연구팀은 비만인 암컷 생쥐의 생식기가 2형 헤르페스에 감염되면 질속에 사는 공생미생물과 감마델타 T세포가 상호작용하며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저항성이 생긴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는 비만 암컷과 마른 암컷의 질 내 공생미생물 구성에 차이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비만인 암컷 생쥐의 질에는 장에서 넘어온 것으로 보이는 미생물들이 섞여 있었는데, 이 미생물들은 아미노산 일종인 아르기닌을 활발하게 생산했다. 아르기닌은 면역에 관여하는 감마델타 T세포와 만나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했다. 감염 초기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했다는 것.

비만은 그동안 ‘만병의 근원’으로 잘 알려져 왔지만, 이번 연구처럼 특정 질환에서는 오히려 예방에 도움이 되는 등 아직 우리가 모르는 건강상 이점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항바이러스제 개발과 비만 환자의 감염병 치료 등에 참고가 될 것으로 보았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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