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와골절 손흥민, 마스크 벗고 질주 16강 이끌다

마스크 벗으면 위험하지만 16강 위해 감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 후반, 손흥민이 마스크를 벗고 볼다툼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수술부위 보호를 위해) 마스크를 벗으면 위험하지만, 저는 그 리스크를 감수하고 마스크를 벗고 뛰었습니다.”

손흥민(30·토트넘)은 3일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포르투갈전에서 막판 안면 보호 마스크를 벗었다. 수술 부위의 뼈가 굳지도 않은 상황에서 마스크를 벗어 손에 들고 질주한 것이다. 마침내 황희찬(울버햄프턴)의 2대1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한국의 16강행을 결정짓는 천금 같은 도움이었다. 같은 시각 열린 H조 우루과이-가나 전에서 우루과이가 이겨 한국은 조 2위로 12년 만에 16강에 진출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기자들에게 “사실 마스크를 벗으면 안 되죠. 수술한 지 한 달 정도 된 것 같은데, 뼈가 붙는데 최소 세 달이 걸려요. 뼈가 살짝 실처럼 붙었다고 해도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어쩔 수 없이 뛰어야 하는 위치고, 제가 좋아서 임무를 맡았습니다. 그 순간 (거추장스러운) 마스크를 벗었어요. 좋아진 게 아니라 리스크를 감수한 것이지요.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해야 하는 게 제 임무”라고 말했다.

포르투갈전 2대1 결승골은 손흥민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1-1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에 그는 현란한 드리블로 상대 진영을 돌파한 후 절묘한 패스로 황희찬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지난달 초 안와골절로 수술을 받은 손흥민은 이날 경기 도중 마스크를 벗고 손으로 들고 뛰다가 다시 쓰기도 했다.

그는 기자가 ‘마지막 돌파 때 황희찬을 보고 패스했나?’라고 묻자, “70~80m 전력질주해서 패스하는 게 쉽지 않아요. (황희찬을 보고) 보고 패스했죠. TV로 보실 때는 안 보고 패스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상황을 다 읽고 항상 짧은 시간에 계산하고 패스합니다”고 말했다.

“저한테 조금만 공간이 있었으면 슈팅까지 때리려 했는데, 순식간에 상대선수 3~4명에 둘러싸였고 희찬이가 왼쪽에서 오는 게 살짝 보였습니다. 마땅히 줄 수 있는 공간이 없었는데 ‘여기구나’ 하고 판단한 게 다리 사이였습니다. 그게 볼이 운 좋게 잘 들어가면서 희찬이가 마무리를 잘해준 게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마스크를 쓴 손흥민. [사진=뉴스1]

◆ 전력질주하는 손흥민의 시야 가린 안와 골절 왜?

손흥민의 안와골절은 안구를 감싸고 있는 안와골이 부러진 것이다. 눈 주위의 뼈는 안구와 눈 속 근육을 보호한다. 매우 얇고 섬세하여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된다. 무엇보다 전력질주가 장기인 손흥민에게 또 다른 어려움을 안긴다. 시야 장애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안구를 움직이는 근육이 손상되어 안구 운동의 장애와 복시(물체가 여러 개로 보이는 현상)가 생기기도 한다. 시력 감소, 시신경의 손상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손흥민은 안면 보호 마스크가 시야 확보에 더욱 장애가 되자 경기 중 자주 벗었다. 한국의 16강행이 걸린 절체절명의 상황이어서 자신의 위험을 감수한 것이다. 그의 부상 부위는 수술 후 얼굴과 코 주위에 감각 이상이 있을 수도 있다. 이는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좋아진다. 안와 골절일 때는 코를 풀면 안 된다. 눈을 싸고 있는 뼈는 코와 연결이 되어 코를 풀면 골절이 된 곳을 통해 안와 내로 공기가 들어가 눈이 심하게 부풀어 오르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이러한 이중, 삼중의 불편 속에서 한국의 월드컵 16강행을 이끌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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