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과일 충분히 먹으면 내 몸에선 무슨 일이?

정크푸드 끊기 어렵다면, 일단 채소·과일 섭취 더해야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기 어렵다면 일단 추가적으로 채소와 과일을 먹도록 한다. 서서히 섭취 비율을 바꿔나가면 된다. [사진=puhimec/게티이미지뱅크]
‘건강에 좋다, 나쁘다’를 두고 항상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르는 식품들이 있다. 커피, 초콜릿, 와인 등이 그렇다. 반면 좋은 점이 크게 강조되는 식품들이 있다. 바로 채소와 과일이다.

커피는 항산화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카페인 함량이 높아 이뇨 작용, 위산 분비 등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점을 강조하는 논문들이 나온다. 초콜릿 역시 항산화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카페인 함량과 열량이 높아 건강에 유해한 측면이 부각되기도 한다. 술은 하루 한 잔 정도는 건강에 유익하다는 연구결과와 단 한 잔도 몸에 해롭다는 상반된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논란의 여지없이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꼽히는 건 채소와 과일이다. 매일 과일과 채소를 400g씩 섭취하면 암, 심장병, 치매, 뇌졸중 등 만성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양이 얼마인지 쉽게 알 수 없기 때문에 미국 농무부는 “매끼니 접시의 절반은 식물성 식품으로 채워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안타깝게도 미국인들의 식습관은 쉽게 개선되지 않았다.

접시에 음식을 덜어 먹지 않는 우리의 식문화에서는 하루에 과일 2컵, 채소 3컵 정도를 먹으라는 말로 알아들으면 된다. 이 만큼의 양을 채웠을 때 우리 몸에선 어떠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까?

신체 건강, 정신 건강 개선하는 효과 입증

과일과 채소 섭취의 강력한 이점 중 하나는 ‘심혈관 질환 예방’이다. ≪국제역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에 실린 연구에 의하면 하루 500g의 과일과 채소를 섭취한 사람들은 50g 이하로 섭취한 사람들보다 심장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16% 낮았다.

여기에 큰 역할을 하는 건 ‘수용성 섬유질’이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고, 장으로 흡수되는 포도당의 양을 줄인다. 당분이 장으로 빠르게 흡수되면 혈당이 상승하고 인슐린 수치가 높아져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혈관 손상으로 심혈관계 질환 발병 위험도 높아진다.

비타민C도 주요한 역할을 한다. 동맥을 손상시키는 염증을 조절해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을 21%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식물성 식품에 든 각종 미네랄은 뇌졸중 위험을 낮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과일과 채소 섭취가 뇌졸중 위험을 10~19% 떨어뜨린다고 추정하고 있다. 특히 나트륨 섭취가 많을 땐 칼륨 함량이 높은 식물성 식품을 먹어야 한다. 나트륨은 세포로 물을 끌어와 혈관 압력을 높이지만, 칼륨은 물을 끌어내 혈압을 낮춰 심혈관계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을 준다.

채소와 과일 섭취는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이는 치매를 예방하거나 지연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녹색잎채소, 토마토, 오이, 당근, 키위, 사과, 베리류, 감귤류 등이 두뇌 건강을 지원한다는 논문들이 발표됐는데 이는 이러한 식품에 든 비타민B, 비타민C, 플라보노이드, 카로티노이드, 섬유질 등의 영양소 덕분이다.

식물의 노란색 색소 성분인 플라보노이드는 뇌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키고 염증을 억제하며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아밀로이드 플라크’로부터 뇌 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과일과 채소는 빨강, 노랑, 주황, 녹색 등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색을 내는 성분들이 세포를 보호하고 암 예방도 돕는다.

“정크푸드가 더 맛있어” 채소·과일로 바로 대체하기보단…

채소와 과일을 먹으면 체중 관리를 하는 데도 유리하다. 살을 빼려면 기본적으로 덜 먹어야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필요한 영양성분을 잘 채워야 원활하게 체중 관리를 할 수 있다. 채소와 과일은 상대적으로 칼로리는 낮으면서 영양소는 풍부한 장점이 있다. 섬유질 덕분에 포만감도 높다.

안타깝게도 비만율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한 1980년대 이후 사람들이 채소와 과일 섭취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간단히 조리할 수 있고 휴대하기 편한 가공식품 섭취가 급격히 늘어난 탓이다.

가공식품은 영양가는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미각을 강력히 자극하기 때문에 계속 먹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맛이 좋기 때문에 정크푸드를 채소와 과일로 대체하려 해도 잘 안 된다. 이로 인해 미국 농무부의 슬로건에도 채소와 과일 섭취량이 잘 늘지 않는 것이다.

이럴 땐 방법이 있다. 전문가들은 정크푸드를 당장 끊기보다 매일 샐러드나 과일 등을 추가적으로 먹는 습관을 가질 것을 추천한다. 이를 통해 서서히 과일과 채소 섭취량이 늘어나고 정크푸드 섭취량은 줄여나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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