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신약후보, 희비쌍곡선…왜?

3상임상시험서 인지력 감퇴 지연 확인됐지만 2명이 뇌출혈로 사망

레카네맙이 인지력 감퇴를 지연시켜주는 효과가 확인됐지만 뇌부종과 뇌출혈이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레카네맙(Lecanemab)에 대한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가 교차했다. 약 1800명 대상의 3상 임상시험에서 인지력 감퇴를 지연시켜주는 효과가 확인됐지만 뇌부종과 뇌출혈이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왔기 때문이다.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발표된 논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일본 제약사 에자이와 글로벌제약사 바이오젠 연구진은 1795명의 알츠하이머병 초기 환자 중 898명에겐 레카네맙을, 897명에겐 위약을 2주에 한 번씩 주사하고 18개월 뒤 그 결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레카네맙 그룹에서 뇌에 축적되는 독성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Aβ)의 수치 감소와 인지기능 감퇴 지연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참가자의 68%에서 Aβ 제거가 확인됐고 임상치매척도(CDR-SB) 개선 정도가 위약군에 비해 27% 높게 나타났다는 것.

전문가들은 이 임상시험이 Aβ 제거가 인지기능 감퇴 속도 지연과 관련이 있음을 입증한 첫 번째 사례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Aβ 제거비율이 평균 12.6%밖에 되지 않아  환자와 그 가족이 그 차이를 알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의 마다브 탐비세티 선임연구원(신경학)은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레카네맙과 위약의 차이는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치료 효과로 간주되는 기준에 휠씬 못미친다”고 말했다.

여기에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환자 중 2명(80대 남성과 60대 여성)이 뇌출혈로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대두됐다. 임상시험에서 레카네맙 그룹의 12.6%에서 미약하지만 뇌부종 관련 부작용이 발생했고, 17%는 뇌출혈 증상이 있었다. 반면 위약그룹에서 뇌부종 발생률은 2%, 뇌출혈 발생률은 9%였다.

연구진은 임상시험 기간 레카네맙 그룹 중에서 6명의 사망자가 보고됐고, 위약그룹에서 7명의 사망자가 보고됐으나 “어떤 죽음도 레카네맙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임상시험 종료 후 뇌출혈 사망자 2명이 어느 그룹에 속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두 사람 다 임상시험이 끝난 뒤 레카네맙 처방을 자원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뇌졸중을 앓은 65세의 여성은 혈전 용해를 위한 표준 치료법인 tPA를 받은 후 심각한 뇌출혈을 일으켜 며칠 후 사망한 것이다. 부검을 실시한 신경병리학자는 레카네맙이 tPA를 받을 때 그녀의 혈관을 약화시켜 터지기 쉽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80대 후반의 다른 사망자는 심장병으로 인해 혈액희석제를 복용하고 있었고 사망 직전에 넘어지거나 작은 뇌졸중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에자이는 “두 명이 레카네맙 때문에 사망했다고 볼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두 사람이 혈전제거제와 혈액희석제를 복용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추가로 안정성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레카네맙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뭉친 상태로 발견되는 Aβ를 표적으로 하는 단일클론항체로 2주에 한번씩 주사로 투약 된다. 6월초 제대로 된 약효검증 없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사용승인을 받았으나 안전위험이 제기돼 사실상 퇴출된 아두헬름(Aduhelm)도 Aβ를 표적으로 하는 단일클론항체다. 아두헬름과 달리 레카네맙은 인지력 감퇴효과와 안정성이 검증됐다는 반응이 많았으나 2명의 뇌출혈 사망자라는 복병을 만나게 된 것.

FDA는 내년 1월 6일까지 레카네맙의 신속지정 제도(패스트 트랙) 대상 지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패스트 트랙에 올라도 안전성과 효능을 위한 추가 연구가 요구될 수 있다. 에자이는 1월 결정이 긍정적일 경우 내년 초 전면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안전 문제가 깨끗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이를 유보해야 한다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환자와 가족 중심의 알츠하이머병협회(AA)는 “이 치료법이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단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질병의 진행 과정을 의미 있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FDA의 승인 가속화를 압박하고 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ejm.org/doi/full/10.1056/NEJMoa2212948)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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